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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73816712
· 쪽수 : 248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미야코 씨는 자신이 착실한 사람으로 보이는 게 좋았습니다. 설령 한 순간이라도, 친구와 수다만 떠는 게으른 주부로 보일 만한 짓은 하고 싶지 않은 겁니다. 하지만 대체 누구의 눈에 말이죠? 어차피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야 미야코 씨 본인과 수다 떨러 온 친구들뿐입니다. 미야코 씨 생각에 그 ‘눈’은 하느님 혹은 부처님, 혹은 조상님, 혹은 남편인 히로시 씨의 눈이었습니다. 살아 있는 인간인 히로시 씨를 하느님이니 부처님이니 조상님과 한 묶음으로 보다니, 미야코 씨 딴에도 이상하다고는 생각합니다. 허나 못내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었습니다.
붉은 실로 행주에 수를 놓고 있는 미야코 씨의 하얗고 자그마한 손, 하얗고 작은 얼굴, 까맣고 윤기 나는 단발머리. 긴소매 티셔츠에 밑단을 접어 올린 청바지를 입었을 뿐이지만, 존스 씨는 미야코 씨를 작은 새처럼 귀여운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새인데도 바느질을 하고 차를 우리는가 하면, 걷거나 웃기도 하기 때문에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나탈리가 본 것은 너무도 사이좋아 보이는 젊은 부부의 모습이었습니다. 주문하는 일도, 남편의 커피에 밀크를 넣는 것도 자신의 역할로 정해놓은 듯싶은 아내와, 그런 아내에게 한없이 만족하고 있는 듯 보이는 남편. 두 사람은 식사 중에 서로의 접시를 바꿔가며 파스타와 토스트를 나눠 먹습니다.
존스 씨가 대체 그녀의 어디에 매력을 느끼는 것인지, 나탈리로서는 전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웃는 얼굴이 귀여운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웃는 얼굴이란 누구든 대개는 귀엽기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