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위기관리론
김성진 | 백산서당
28,800원 | 20211001 | 9788973277193
?국가위기관리론?은 군사 교육기관, 일반대학교의 군사학과와 부사관학과, 군장학생, 각 군 사관학교 생도, 그리고 초급 연구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군사학 총서(叢書) 제4권이다.
2009년 1월 15일 155명의 승객을 태운 美 여객기(US항공 1549편)가 뉴욕 공항을 이륙하는 도중에 몰려든 새 떼로 인해 양쪽 엔진이 꺼져버렸다. 당시 체슬리 B. 설리 설렌버거(Chesley B. Sully Sullenberger Ⅲ) 기장은 공항 관제탑의 정형화된 회항(回航) 지시와 매뉴얼에 따르지 않고 허드슨강에 ‘비상착륙’을 시도한 다음 모든 승객과 승무원들이 탈출하고 나서야 여객기를 벗어났다. 결과적으로 기장의 올곧은 가치관(values), 순간적인 판단과 응급조치, 승무원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기에 전원이 무사할 수 있었다. 이후에 사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관제탑의 정형화된 지시와 매뉴얼에 따랐다면, ‘전원 사망’으로 결론이 났음은 일반적인 사실이다.
이는 5년 후 한국에서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여준 초기 대응 및 결과와는 사뭇 다르다. 선장이 제일 먼저 배를 탈출하였고, 관련 기관의 초기 대응도 상식적이지 않았다. 상황을 조치하는데 가장 기본인 승객의 규모는 파악도 하지 않고 우왕좌왕하다가 사태를 키운 덕분에 아직도 당시의 상처는 치유되지 못하고 있다.
軍의 경계작전 사례를 살펴보자. 매번 軍의 경계태세가 ‘실패’로 끝나면서 국민의 신뢰는 멀어져 있다. 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무엇(What)이 문제인지?, 어떻게(How) 해야 하는지? 에 대한 진단과 처방은 이미 나와 있다. 이를 실천하고 조치할 주역(主役)들이 원리와 준칙을 따르지 않기에 난망(難望)할 뿐이다. 다양한 전통ㆍ비전통적 안보위기가 발생했을 때 위기를 관리하고 대응(협상)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대충하거나, 땜질식 처방만으로 사태를 해결(극복)할 수 있을까? 멀리서 해답을 찾을 필요는 없다. 정치ㆍ군사지도자들이 성공하거나, 실패한 역사적 기록이 무수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위기는 왜! 매번 반복되고 있으며, 마무리하여도 찝찝함이 남는 현상은 왜 그럴까? 이는 ①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와 초기 대응의 미(未) 체계화, ② 총괄 control-tower의 ‘확증편향’ 인식에 기반한 집단사고(group-think)와 기준법의 부재(不在), ③ 近 실시간대 위기관리ㆍ대응 매뉴얼을 작성하는 노력이 소홀한 데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위기(Crisis)’는 ‘어떠한 일이 진행되면서 급작스럽게 악화하거나, 파국을 맞을 만큼 위험한 고비’에 다다랐음을 의미하는 용어다. 전문 직업군인들도 위기 관련(상황관리와 대응) 업무를 직접 담당하지 않으면, 위기관리 전반(全般)에 대하여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서 ‘위기’나 ‘위기관리’는 국가(軍)에서만 다루어지는 용어가 아니라 개인이나 기업(조직), 집단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위협(threat)’과 ‘위험(danger 또는 risk)’, ‘위기(crisis)’는 모두 다른 의미와 개념, 수준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다섯 가지의 특징을 갖고 있다.
먼저,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자 법령체계와 구조, 조직의 속성, 편성 기능과 운영 측면에서 핵심분야를 간략하게 제시하였다.
둘째, 기초적인 위기관리 이론과 선행(先行) 과제를 제시한 다음 미국과 한국의 위기관리 사례에 접근하였다. 이를 통해 위기의 촉발과 진전(고조)하는 단계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정치ㆍ군사지도자는 위기를 촉발 및 확대하고 종결하는 주체이면서 위기를 관리ㆍ대응하는 주체이기에 이들의 성향(性向)을 별개의 문단(paragraph)으로 엮었다. 각종 위기사태의 발령(선포) 방식과 범위, 단계 등도 간략하게 정리하였다. 이는 관련 업무를 수행할 때 도움을 줄 것이다.
셋째, 위기관리의 대표적 사례인 ‘美-蘇 쿠바 미사일 위기 사태(1962)’는 대충 봉합하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에 과연 성공적인 위기관리ㆍ대응이었나? 라는 시각에서 접근하였다. 이에 관한 의문은 학습을 통해 이해하게 될 것이다. ‘판문점 도끼 만행사태(1976)’는 정치ㆍ군사지도자가 위기를 어떻게 인식하고 처신해야 하는지 느끼게 해줄 것이며, 소명의식(calling)과 안타까움도 배가(倍加)할 것이다.
넷째, 전문 용어로만 진행할 경우 지적 호기심과 욕구가 저하될 수 있기에 메라비언(55:38:7) 법칙과 접목하여 story-telling 형식으로 꾸몄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위기가 촉발(觸發)된 배경과 목적, 사태(상황)를 바라보는 안목(분석 능력)이 배양되도록 꾸몄다.
다섯째, 각종 위기(위기관리) 사례와 의미,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 등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최대한 검증(檢證)하였다. 각주(脚註)는 핵심적인 설명이나, 명확한 출처가 필요할 때만 적시(摘示)하였다.
이 교재는 안보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군사학도와 초급 연구자들에게 정치ㆍ군사적 위기(crisis)는 어떻게 촉발되고 고조(高調)하는지?, 관련 법령의 기본 개념 및 원칙(원리)은 무엇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정치ㆍ군사지도자가 갖춰야 할 바람직한 처신과 자세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논리를 정립(正立)하는 데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