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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조선사 > 조선시대 일반
· ISBN : 9788901101156
· 쪽수 : 447쪽
책 소개
목차
제1부 제왕의 그림자, 환관
제1장 환관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소멸
1. 환관의 기원과 어원
2. 궁형, 그 비인간적 형벌
3. 궁궐의 기둥이 된 환관 조직
4. 환관의 외형과 성향
5. 환관의 교육과 사생활
6. 조선 왕들의 환관 정책 및 주요 환관
제2장 중국 역사를 뒤흔든 환관들
제3장 우리 역사를 풍미한 환관들
제2부 살아있는 궁궐 귀신, 궁녀
제1장 궁녀, 그들은 누구인가?
1. 고대 중국의 궁녀 조직과 규모
2. 우리나라의 궁녀 조직과 규모
3. 궁녀의 범주와 명칭 - 여관, 견습나인, 생각시, 정식나인, 상궁, 비자, 방자, 무수리
4. 여관의 소임과 직분에 따른 호칭
5. 여관의 선발과 교육
6. 궁녀의 복장과 머리 모양
7. 궁녀의 근무, 월급, 휴가
8. 궁녀의 출궁과 죽음
제2장 인물과 사건으로 본 궁녀이야기
1. 궁녀와 연관된 주요 사건
2. 궁녀 간통 및 연애, 축첩 사건들
3. 왕의 어머니가 된 궁녀들
제3장 의녀, 그들은 누구인가?
1. 의녀의 탄생
2. 조선의 의료 기관과 의녀 교육
3. 의녀의 임무와 역할
4. 의녀의 가정 생활과 결혼
5. 의녀 간통 사건들
6.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의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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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사실 궁녀들이 왕의 총애를 받고자 하는 것은 왕의 사랑을 얻기 위함이 아닐 수도 있다. 그들이 정말 얻고자 한 것은 권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왕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존재이기에 그들의 사랑 행각이 반드시 권력을 향해 있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환관의 경우는 어떤가? 궁녀처럼 왕과 함께 지내며 왕의 수족으로 살고 왕의 총애를 받길 원하지만, 그들은 궁녀들과 달리 왕과 육체적 사랑을 나눌 수 없는 몸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왕의 총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오직 권력뿐이다. 따라서 환관은 기본적으로 권력 지향형일 수밖에 없다. 특히 스스로 고자가 된 자궁自宮 환관들의 목적은 오직 부귀와 권력밖에 없다. 하늘과 부모가 준 자신의 남성을 잘라내고, 그 고통과 분노와 모멸감을 참으며 궁궐로 들어온 유일한 희망은 바로 권력자가 되는 것이었다. 따라서 환관들의 도道는 권력이었다. 권력을 얻는 길이면 가야 하고, 권력을 잃는 길이면 가지 말아야 했다. 권력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하는 존재가 바로 그들이었다.
“몇 명의 환관들이 나(연잉군, 훗날의 영조)를 제거하려고 했다. 이 때문에 대비께서 나를 불러다 물어보라고 청하셨다. 내가 대전에 불려가 울면서 나를 죽이려 한 환관들을 잡아다가 심문할 것을 청했더니 쾌히 허락해주시어 무척 기쁘고 다행스러웠다. 그런데 물러나 처소로 돌아와보니 앞에 내린 분부를 모두 환수하시고, 차마 들을 수 없는 하교를 하셨다. 내가 장차 합문에 나가 석고대죄하여 세제의 위를 내놓고자 하여 그대 시강하는 관리들로 하여금 나의 거취를 알게 하려는 것이다.” 다음 날 이 일이 신하들에게 알려지자 조정이 발칵 뒤집혔다. 세제의 의외의 강수에 조정을 장악하고 있던 소론 대신들은 크게 당황하였고, 급기야 대신들이 경종이 누워 있던 진수당으로 몰려갔다.
세종 26년(1444년)에는 더욱 심각한 사건이 벌어졌다. 의금부에서 보고하길 궁녀 장미가 거짓으로 병들었다고 하여 집으로 휴가간 뒤에 남자들과 놀아났다는 것이었다. 장미가 놀아난 남자는 이인과 김경재였다. 이인은 장미를 불러다 함께 술을 마시고 연회를 벌였고, 잠을 잘 때 장미와 벽을 사이에 두고 잤으며, 장미를 불러다 주연을 베풀 때 거문고를 타게 했다. 거기다 장미의 집을 은밀히 왕래하면서 선물을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성관계를 맺지도 않았고 손조차 잡은 일이 없다고 한다. 말하자면 둘은 마음을 주고받는 연애를 한 셈인데, 이 또한 참형에 해당되는 죄였다. 이 사건에 대해 세종은 김경재의 동서 정철권과 처남들인 김유돈, 김유장에 대해서는 죄를 약하게 주고, 장미는 의금부가 올린 대로 참형에 처했다. 그리고 이인은 여연으로 귀양 보내고, 김경재는 무창의 관노로 예속시켰다. 궁녀하고 술 한잔 했다가 감당하기 힘든 엄청난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