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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88925543871
· 쪽수 : 428쪽
· 출판일 : 2011-07-29
책 소개
목차
1부 오늘
2부 크리스틴 루카스의 일기
-11월 9일 금요일
-11월 10일 토요일
-11월 12일 월요일
-11월 13일 화요일
-11월 14일 수요일
-11월 15일 목요일
-11월 16일 금요일
-토요일, 밤 2시 7분
-11월 18일 일요일
-11월 19일 월요일
-11월 20일 화요일
-11월 21일 수요일
-11월 22일 목요일
-11월 23일 금요일
3부 오늘
작가의 말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나는 침실로 돌아간다. 손에는 여전히 사진이 들려 있다. 눈뜰 때 옆에 있던 사내와 내가 나온 사진이다. 나는 사진을 들고 본다.
“어떻게 된 거예요?” 눈물이 얼굴에 흘러내린다. 사내는 눈을 반쯤 감은 채 침대에 앉아 있다. “당신 누구예요?”
“당신 남편이야.” 그의 얼굴에 졸음이 묻어 있기는 하지만 귀찮은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내 알몸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결혼한 지 여러 해 됐어.”
“무슨 소리예요?” 뛰쳐나가고 싶지만 갈 곳이 없다. “결혼한 지 여러 해 됐다고요? 무슨 소리예요?”
그는 일어서더니 “자.” 하면서 드레싱 가운을 건네주고는 내가 입기를 기다린다. 헐렁한 파자마 바지와 흰 조끼 차림이다. 그를 보니 아버지가 생각난다.
“우린 1985년에 결혼했어. 22년 전이지. 당신은….”
“뭐라고요?”
얼굴에서 피가 빠져나가는 것 같다. 방이 빙빙 돌기 시작한다. 집 어디에선가 시계가 째깍거린다. 망치 소리처럼 크게 들린다.
“하지만…?” 그는 내게 한 걸음 다가선다. “어떻게…?”
“크리스틴. 당신은 이제 마흔일곱 살이야.”
왠지 초조하다. 나는 일기 내용을 모른다. 어떤 충격적인 내용, 깜짝 놀랄 만한 내용, 수수께끼 같은 내용이 담겨 있을까? 커피 테이블 위의 스크랩북이 눈에 들어온다. 거기에는 내 과거가 담겨 있다. 비록 벤이 선택한 과거이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일기는 다른 내용을 담고 있을까? 나는 일기를 펼친다.
무엇인가 덧붙여져 있다. 예기치 않은 말, 끔찍한 말이 덧붙여져 있다. 오늘 본 것 중에서 가장 끔찍하다. 내 이름 밑에 세 단어가 있다. 파란 잉크로 쓴 글자, 대문자로 쓴 글자다.
‘벤을 믿지 마라.’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나는 페이지를 넘긴다.
나는 내 과거 이야기를 읽기 시작한다.
나는 아이를 가졌다. 우리는 그 아이를 애덤이라고 불렀다.
나는 벌떡 일어났다. 소설책이 든 꾸러미를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내 마음은 결국은 고장 나 멈춰버린 엔진처럼 달렸고, 내 에너지는 필사적으로 폭발하려는 듯이 내 안을 스쳐 날았다. 애덤은 거실에 있는 내 스크랩북에서 빠져 있었다. 나는 그걸 알았다. 나는 오늘 아침 내 아이의 사진을 훑어봤다는 것을 기억한다. 나는 벤에게 그 아이가 누구냐고 물었다. 나는 이 모든 걸 일기에 적었다. 나는 스크랩들을 모아서 책과 함께 봉투 속에 넣고 위층으로 달려갔다. 욕실 거울 앞에 멈춰 섰다. 얼굴은 보지도 않고 거울 주위의 사진들, 기억이 나지 않을 때의 기억을 되살아나게 해주는 옛 사진들을 보았다.
나와 벤 둘 다 있는 사진도 있고, 내 독사진도 있고, 벤 독사진도 있었다. 우리 둘에다가 벤의 부모라고 생각되는 나이 많은 부부가 같이 있는 사진도 있었다. 지금보다 훨씬 젊은 내가 스카프를 두른 채 개를 쓰다듬으며 살짝 웃고 있었다. 하지만 애덤은 없었다. 아기는 없었다. 아장아장 걷는 아기 사진은 없었다. 초등학교 입학식 때 찍은 사진도, 운동회 때 찍은 사진도, 방학 때 찍은 사진도 없었다. 모래성을 쌓는 사진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