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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일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34993216
· 쪽수 : 456쪽
책 소개
목차
2장 수인(囚人) 063
3장 망령(亡霊) 119
4장 주박(呪縛) 199
5장 암운(暗雲) 283
6장 인과(因果) 363
리뷰
책속에서
은거소에서 내다보이는 논밭은 모내기하는 이들이 줄을 이루고 있었다.
일을 끝낸 이스케가 논두렁길 저편에서 다가왔다. 이스케가 쇼자부로를 발견하고 굽은 허리를 더욱 깊이 꺾어 절하자, 함께 있던 마을 사람들도 그를 따랐다. 쇼자부로는 삿갓 챙에 손을 대어 답례하고, 다키도 머리를 숙여 인사했다.
“저도 마을 사람들 틈에 섞여 모내기를 배울까 생각중이에요.” 전부터 생각했던 일이 불현듯 입 밖으로 나왔다. “모내기 노래도 배우면 얼마나 즐겁겠어요.”
쇼자부로는 미소를 지었다.
“다키 님이 바라는 대로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만, 이 기회에 저도 한 말씀 드릴까요.”
그러고는 재혼을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아버님을 돌봐드리는 일에 전념하시는 것은 모든 이에게 귀감이 될 효행입니다. 하지만 다키 님에게는 다키 님의 인생이 있습니다. 어쩌다 떫은 감이 걸렸다고 세상 모든 감나무에 떫은 감만 열린다고 관심을 끊는 것은 아까운 일입니다.”
다키는 “어머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제 전남편은 떫은 감인가요?”
“큼직한 떫은 감이었을 테죠. 껍질은 달았을지 모릅니다만.”
쇼자부로는 유쾌하게 한바탕 웃고는 떠났다.
고가 훌쩍훌쩍 우는 바람에 처음에는 위로하던 간키치도 점차 기분이 상해 화를 냈다.
“너도 어쨌거나 간호인인데 조금쯤은 의연한 모습을 보여봐라.”
왜 고가 우는가.
왜 나리마님은 은밀히, 어둠을 틈타듯이 고코인으로 왔는가. 왜 그런 훌륭한 창살방이 필요한가.
“……나리야.” 고는 소매로 눈물을 훔치며 가르쳐주었다. “우리 작은나리. 실성하셨대. 무슨 뜻인지 알아? 여기가……” 심장 위에 손바닥을 갖다댔다. “마음이 고장 난 거야. 이 저택에 갇히시는 거라고.”
고코인은 그런 장소가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