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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41914204
· 쪽수 : 312쪽
책 소개
목차
『수도원 기행 2』를 펴내며
들어가는 글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왜 여기 왔는지. _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그는 그냥 여기가 좋다고 했어요. 조용히 있는 게 좋다고. _ 뉴튼 세인트 폴 수도원
그분이 내게 허락하신 일 _ 상트 오틸리엔 대수도원
조용하고 친절하며 따뜻했고 그리고 단순했다. _ 뮌스터슈바르차흐 수도원
마리아야, 괜찮다. 다 괜찮아. _ 쾰른 카디날 슐테 하우스
다만 당신과 함께 걷게 해 주십시오. _ 파리 기적의 메달 성당
내 머리칼 하나 건드릴 힘이 네게는 없다. _ 몬테카시노 수도원
왜 이 동굴, 왜 이 광야였을까? _ 수비아코 수도원
사막으로 가서 나와 함께 있자. _ 카말돌리회 산 안토니오 수녀원
그 사막, 그 침묵의 절정 _ 카말돌리 수도원
삶은 낯선 여인숙에서의 하룻밤 _ 아빌라
나가는 글
후기
참고한 책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뉴욕 시내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반 정도 떨어진 뉴튼 세인트 폴 수도원St. Paul Abbey의 첫인상은 아주 소박했다. 유럽의 호화롭고 웅장하며 고풍스러운 수도원들만 보다가 미국의 수도원은 처음이라 더 그랬다. 수도원은 그러니까 유럽의 수도원에 비해 아주 미국적이었다. 넓었고 낮았고 한적했고 실용적이었으며 목가적이었다. 나는 여기 처음 들어섰을 마리너스 수사님의 눈으로 그 모든 풍경을 느껴 보려고 애썼다.
그륀 신부님이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고 계셨다. 지금 생각해도 눈시울이 뜨거워질 만큼 인자한 미소와 함께. 그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모든 것을 말하고 계셨고 아무런 제스처도 언어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나의 모든 말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계셨다.
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목숨을, 그러니까 산짐승과 자연 재해, 산적 등의 모든 위험을 각오하고 이 동굴로 들어서던 그의 모습을. 환영 속에 나타난 여인의 모습에 몸부림치며 가시덤불에 뒹굴던 모습을. 로마노 수사가 내려 주는 아주 적은 양의 빵만으로 살며 종일 하느님을 생각하던 그를. 그는 대체 이 동굴에서 무엇을 찾았던 것일까? 하느님이라면 이미 저잣거리에, 이미 그가 다녀온 로마에 가득가득 계시지 않았던가 말이다. 왜 이 동굴이었을까? 왜 이 사막, 이 광야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