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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프랑스소설
· ISBN : 9788954421324
· 쪽수 : 478쪽
· 출판일 : 2009-04-02
책 소개
목차
1~76장
에필로그
역자 후기
책속에서
아테야와 마크는 작은 문을 통해 가게를 빠져나와 어슬렁거리는 행인들로 붐비는 골목길로 나왔다. 아테야는 잰걸음으로 시장 입구까지 걸어갔다. 거기에 젊은 곱트파 청년이 지키고 있는 작은 피아트 한 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게서 열쇠를 받아들자마자 아테야는 재빨리 운전대를 잡았다.
“타세요, 와일더 씨. 이제 당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만남을 갖게 될 장소로 데려다드리죠. 이제 당신은 자신이 진짜 누구인지 알게 될 거예요.”
이 지하실은 알고 보면 한때 신제국의 무덤이었다. 부분적으로는 온전하지만 그을린 자국으로 덮인 부조가 있었다. 게다가 도굴되지 않은 미라들의 보고이기도 했다.
교수는 지금도 생각해보면 꿈만 같았던 그 날을 떠올렸다. 1922년 11월 어느 날, 그는 어떤 무덤의 입구로 이어지는 고대 시대의 계단에 첫 발을 내딛었다. 그의 상관인 하워드 카터가 달려왔다. 얼마나 오랜 세월을 찾아 헤매었던가. 그것은 신비에 싸인 파라오, 투탕카몬의 무덤이었다! 그렇다. 결국 투탕카몬이었다.
“모든 것이 이곳에서 태어났지. 이 ‘기둥의 도시’에서 고대 이집트인들은 그들이 작품 속에 구현한 전지전능한 창조주의 빛을 깨달았네. 그리고 투탕카몬의 파피루스에 이 마르지 않는 에너지를 쓰는 법, 다시 말해 죽음을 이겨낼 수 있는 단 하나의 길이 무엇인지 그 해답을 담아두었지.”
마크를 상형문자들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리고 저 비밀스런 화염에 휩싸인, 불변의 존재로 살았던 이들을 느껴보려 했다. 센트럴파크에서 그는 단지 구경꾼이었다. 그러나 지금 여기서 그는 ‘보기’ 시작하고 있었다.
“만약 내가 당신에게 그 이름을 알려주면 당신은 파피루스를 찾게 될지도 모르고, 결국 당신이 감당할 수 없는 결과를 불러일으키게 될지도 모르오.”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과 맞설 준비가 돼 있소?”
“도망치지 않을 겁니다.” (……)
마크는 입술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정말로 알고 싶은 것을 한시라도 빨리 묻고 싶었다. (……)
“이제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다 털어놨소. 과거와 보이지 않는 것과 상대하는 것은 당신 몫이오. 그러나 유념하시오. 아주 작은 실수라도 당신을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넣을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