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06080
· 쪽수 : 296쪽
책 소개
목차
문
모자
일곱시 삼십이분 코끼리열차
무지개풀
모기씨
초코맨의 사회
곡도와 살고 있다
오뚝이와 지빠귀
마더
소년 G
해설_서영채 명랑한 환상의 비애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들어오세요.
아니에요. (……) 우연히 모자를 봤다고 하네요. 댁의 아버님이 마당에서 모자가 되어 있는 것을 그애가 본 모양이에요. 우리 부부가 그 문제에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냥 모자가 됐을 뿐인데요.
하지만 애들이 보잖아요.
전혀 해롭지 않아요. 머리 하나 정도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을 뿐인걸요.
애가 자꾸 물어봐서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고. (……) 모두가 볼 수 있는 장소에서 모자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우리 부부는 생각하고 있어요. - '모자' 중에서
할머니가 원두를 갈러 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라인더를 한동안 바라보고 있는데, 등뒤의 문이 슥 열리더니 할머니가 나왔다. m은 깜짝 놀랐다. 열리기도 하는구나. (……) 저게 열리기도 하는구나.
할머니, 거기선 어때. 지내기가.
나쁘지 않다. 눈이 내린다.
눈이 내려?
눈이 내린다. 다른 건 없어.
춥겠네.
춥지는 않다. 일단은 죽었으니까.
심심하겠어, 할머니.
그래서 가끔 걷는다.
뭐가 있어?
없다. 그러니까 조금 더 걸어볼 생각이다. - '문' 중에서
근사하다. 내가 첫번째 손님이 될래. 파씨가 말했다
뭐라고 했어? 입에 든 걸 삼키고 말해. 기린이 이마를 찌푸렸다.
파씨가 가고 싶대. 파씨가 그 레스토랑의 첫번째 손님이 될 거래. 나는 말했다.
파씨라고?
파씨.
파씨가 누구야.
파씨가 누구냐니.
나는 내 오른쪽 자리를 돌아보았다. 거기에 파씨는 없었다.
어째서 자기를 파씨라고 불러. - '일곱시 삼십이분 코기리열차' 중에서
얼마 전에 책을 한 권 읽었는데 (……) 잘은 기억나지 않아. 둘이 뭔가를 기다려.
그런데?
사람들이 등장했다 사라지고 둘은 다시 기다려.
뭘.
나도 몰라. 실은 그 두 사람도 모르는 것 같아.
쓸쓸한데. 쓸쓸한데, 쓸쓸해.
왜 이렇게 조용하지. 엿듣고 있는 거 아냐, 옆집 사람들. 저쪽 벽에 귀를 붙이고 서서. 우리가 뭘 하나 하고. - '무지개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