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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640756
· 쪽수 : 288쪽
책 소개
목차
너무 한낮의 연애 _007
조중균의 세계 _043
세실리아 _073
반월 _103
고기 _129
개를 기다리는 일 _153
우리가 어느 별에서 _179
보통의 시절 _205
고양이는 어떻게 단련되는가 _231
해설 | 강지희(문학평론가)
잔존의 파토스 _261
작가의 말 _285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십육 년 전, 연애는 아니더라도 연애 비슷한 무언가가 있었던 사람과 재회해서 서로가 서로를 인식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건가. 앞으로 어쩌냐는 말이지, 아내에게는 큰 불만이 없는데 아들은 소중한데. 그러니까 안 되었다. 필용이 양희를 볼 수는 있어도 양희가 필용을 봐서는 안 되었다. 시선은 일방이어야 하지 교환되면 안 되었다. 교환되면 무언가가 남으니까 남은 자리에는 뭔가가 생기니까, 자라니까, 있는 것은 있는 것대로 무게감을 지니고 실제가 되니까.
_「너무 한낮의 연애」
“미안하다. 심한 말 해서.”
필용이 사과했다.
“선배, 사과 같은 거 하지 말고 그냥 이런 나무 같은 거나 봐요.”
양희가 돌아서서 동네 어귀의 나무를 가리켰다. 거대한 느티나무였다. 수피가 벗겨지고 벗겨져 저렇게 한없이 벗겨져도 더 벗겨질 수피가 있다는 게 새삼스러운 느티나무였다.
“언제 봐도 나무 앞에서는 부끄럽질 않으니까, 비웃질 않으니까 나무나 보라고요.”
_「너무 한낮의 연애」
가여운 세실리아, 그 마음 내가 전문이지. 밤은 오고 잠은 가고 곁에는 침묵뿐이고 머릿속은 시끄럽고 그러면서도 뭐 또렷하게 어떤 생각은 또 할 수 없어서 그냥 나 자신이 깡통처럼 텅 빈 채 살랑바람에도 요란하게 굴러다니는 듯한 느낌.
_「세실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