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잊은 적 없다

■첫시집을 내면서

제1부

그대 잊은 적 없다
달빛 이불
별밤의 초대
노고지리의 노래
春
들불
어떤 봄날
봄날은 간다
황매산 철쭉
펴 보지도 못한 꽃
언 몸에 터진 꽃이 섧다
하지쯤에는
유월
백도 깡통
고약한 심사
남개 연꽃
나에게 다녀간 계절
여름으로 가는 나그네
모내기
파곷 여자

2부

오월 음악회
내 마음의 그림
창포꽃 미소
배안검사
시집갈 해바라기
우두커니와 선풍기
낣은 나무배 하나
말표 고무신
내 유년의 뜨락
수세미 타올
창문의 수채화
내 속에 너는 바람으로 불고
옥수수 밭에 가면
개망초꽃
과수원의 총소리
술지게미
자고나면 또 하나의 섬이 태어났다
칠월도 흘러서
잃어버린 노을
땡볕

제3부

장맛비
젋은 날의 초상화
딸아이의 승용차
장년도 없는 장사일
솔나무의 기개
촌놈 강아지
샛노란 그리움
들개 터는 날
야속한 가을비
장태산의 풍경
滿秋의 고운 時
콩타작
술 취한 가을
달니
노을 편지
귀뚜라미 소리
어떤 다람쥐
안개 속의 거룻배
억새
광주리

제4부

새벽시간
오래된 다리
거기 누구요
마음에 부는 바람
또 흘러갈 것인데
까치와 강아지
땅 강아지
원앙새의 환상
박꽃 노래
인생음 아침 같고 저녁 같은 거
고추 말리기
추곡 수매 하는 날
변경
두고 갑니다
늦가을 김장밭
잘못된 사랑
폐가가 있는 마을
봄이 오는 저녁 바다에서
시인이여 아프지 마라
돌 뿌리 삭는 길에

제5부

계절은 저 모른 양 돌기만 하고
솟대
광목 저고리
솔개
콩나물 시루
입동 엽서
외발 리어커
차 떠난 자리
겨울 보리밭
함게이고 싶을 때
눈 실은 트럭
눈같은 그리움
입김 하얗게 품어지면
겨울밤의 홍시
꽃들의 대화
질긴 인연
보내도 답장도 없는 편지
만추
울고 있는 노을
손톱 달

작품해설
리헌석 / 전원생활의 서정과 삶의 진정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