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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7482988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7-07-2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부: 아버님 전에 고하옵니다 (下)
국회 사할린포럼 유족 증언
아버님은 말씀이 없으셨다
국회의원님들께 드리는 호소문
사할린 추도순례(追悼 巡禮)
사할린 추도순례단 유족 대표 추도사
아버님 가시지요!
유족 추도사 1 (코르사코프 망향의 언덕)
아버님, 보이시나이까?
유족 추도사 2 (국립 망향의 동산)
페친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
신문보도 1 (국민일보 : 2010.12.09)
신문보도 2 (한국일보 : 2011.03.28)
신문보도 3 (사할린 새고려신문 : 2011.05.13)
신문보도 4 (연합뉴스 : 2011.08.08)
신문보도 5 (한겨레신문 : 2011.08.08)
신문보도 6 (한국일보 : 2011.08.19)
신문보도 7 (오마이뉴스 : 2011.10.12)
신문보도 8 (국민일보 : 2012.01.17)
신문보도 9 (국민일보 인터뷰 : 2012.01.17)
신문보도 10 (국민일보 : 2012.07.26)
신문보도 11 (한겨레신문 : 2013.08.30)
신문보도 12 (사할린 새고려신문 : 2013.09.06)
2부: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주원(柱媛)이
자기도취(自己陶醉)
걷기
그리운 어릴 적 친구야!
무소유 광풍(無所有 狂風)
고스톱
저승행 대합실
초보운전
주마등(走馬燈)
뒷간의 추억
민들레 인생
축하
자리 양보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가 울부짖으며 추모사를 낭독하자 뒷좌석 여기저기서 탄식과 흐느끼는 소리가 들린다. 이어서 개별 헌배 시간. 어떤 이는 술잔을 올리고 절을 하면서 얼마나 큰 소리로 아버지를 부르고 땅을 치는지 마치 옛날 초상집에 온 분위기다.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리고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불러보는 거라며 넋두리를 한다. 내가 코르사코프 공동묘지에서 아버님 산소를 처음 찾았을 때 비석을 끌어안고 끝없이 아버지를 부르던 일이 생각난다. 도대체 어떤 놈이 무슨 권리로 같은 인간끼리 이런 비극을 만들었단 말인가?
- 1부 본문 중에서
강제동원 아버지 묘소 확인 위해 사할린으로 떠나는 류연상씨
“2살 때 헤어진 부친 유해라도 찾았으면”
광복절인 오는 15일, 올해 예순여덟인 류연상씨는 노모 라준금(86)씨를 모시고 러시아 사할린 주 코르사코프로 향한다. 66년 전 그가 두 살 때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당한 아버지의 산소를 찾아 나서는 두 번째 여정이다. 모자는 4년 전 광복절에도 무작정 코르사코프로 떠났었다. 비가 오던 날 조선인들이 묻혔다는 공동묘지에서 아버지 산소를 찾아 헤맸지만 허사였다.
시름에 잠겨있던 그에게 기적이 일어났다. 지난해 한 일간지에 게재된 사진 속 묘비에서 아버지와 자신의 이름을 발견한 것이다. ‘일제강점하 강제동원 피해 진상규명위원회(강제동원 규명위원회)가 2007~2008년 코르사코프 공동묘지에서 벌인 표본조사 당시 찍은 사진이었다. 아버지 산소가 있음을 확인했지만, 그가 소원하는 유해 봉환은 까마득한 일이다. 지금까지 사할린에 묻힌 강제 징용 피해자 유해가 한국으로 돌아온 경우는 공식적으로는 한 건도 없다. 산소조차 찾지 못한 피해자 가족이 부지기수다. 모자에겐 시간이 많지 않다. 노령인 어머니 건강이 언제 나빠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서울 숭실대에서 열린 ‘일제 강제동원 & 평화연구회’ 창립식에 참석한 류씨는 강제징용 피해자 가족으로서 겪었던 고통을 주제로, 한·일 역사 연구자들에게 강연을 했다. 한·일 연구자와 시민 활동가들이 함께하는 민간 네트워크 ‘일제 강제동원 & 평화연구회’는 아직 다 규명되지 않은 강제동원 문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이를 대중에게 알리는 작업을 할 계획이다.
<한겨레신문 : 2011.08.08>
아무튼, 막상 내일부터 회사를 그만 나오겠다고 말을 해놓고 보니 이렇게 마음이 착잡할 수가 없다. 10년 전 퇴직을 할 때는 입사 때부터 정년퇴직 날짜를 알고 있었던 데다, 퇴직 후에도 무슨 일이든 계속할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당연한 일로 덤덤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퇴직을 하면 정말로 일을 끊고 집에 들어앉아 밥벌레가 될 것 아닌가? 평생을 단 하루도 맥없이 놀아 본 적이 없는 나다. 자고로 一日不作이면 一日不食이라(하루 일 아니 하면 하루 먹지 말지니라) 하지 않았던가? 일을 안 하고 밥만 축낸대서야 그걸 어찌 사람이라 하겠는가? 정말로 내가 아무 일도 안 하고 살 수나 있을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상상이 안 가고 슬그머니 겁도 난다. 어려서는 가난 때문에 남보다 일찍 일을 시작했고 그게 몸에 배어 오늘날까지 하루도 멍청히 놀아본 적이 없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는데 놀아본 경험이 없는 내가 과연 아무 일도 안 하고 놀기만 할 수 있을 것인가?
- 2부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