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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인연 시절그림

시절인연 시절그림

(어제와 오늘을 잇는 하루하루 그림 산책)

조정육 (지은이)
  |  
아트북스
2020-11-20
  |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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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제목 : 시절인연 시절그림 (어제와 오늘을 잇는 하루하루 그림 산책)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 이야기
ISBN : 9788961963831
쪽수 : 328쪽

책 소개

‘전통을 어떻게 계승하고 창조해야 할까?’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할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한 그림 에세이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작품들과 오늘날 활동 중인 한국 작가의 2000년대 작품들을 종횡무진 오가며 그림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게 한다.

이토록 멋진 만남
창조의 원천이 된 옛 그림 × 전통을 재해석한 동시대 그림

“하나의 예술작품은 시절인연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 시절이 아니고서는 결코 탄생할 수 없는 시절그림으로 거듭난다”


전통은 거대한 시간의 흐름 속에 존재한다. 고유의 정체성을 품고 있으면서 다양한 시대를 통과하며 문화를 형성해왔다. 하지만 시시각각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지는 세상에서 전통은 자칫 고루하거나 재미없는 것으로 치부되기 일쑤다. 석 달 전에 유행한 옷이나 신조어, 한 달 전에 출시된 제품 모두 ‘옛날’로 통틀어 부르기 쉽다. 하물며 오랜 역사를 통해 견고하게 자리잡은 전통문화는 새로운 시대의 물결을 타지 못하면 도태되어 버리기도 하고, 일상의 세계와는 멀게 느껴진다. 심지어 전통의 명맥을 지켜나가는 일은 연구와 학문의 영역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조정육의 『시절인연 시절그림』은 ‘전통을 어떻게 계승하고 창조해야 할까?’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할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한 그림 에세이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작품들과 오늘날 활동 중인 한국 작가의 2000년대 작품들을 종횡무진 오가며 그림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게 한다. 지은이는 오늘의 그림과 옛 그림을 잇는 다양한 연결고리를 자신의 일상 속으로 자연스레 끌고 들어와, 『논어』 『시경』 등의 고전을 비롯해 그림의 배경이 된 실제 장소와 다양한 고사(古事), 현대 작품에서 발견한 옛 화가의 흔적을 밝혀내면서 먼 과거에 살았던 사람들과 지금의 우리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만든다. 이는 작품이 만들어지던 시대의 정신과 당대 사람들의 관심사와 고민이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도 맞닿아 있다는 지점을 시사하고 나아가 그림 감상의 폭을 한층 넓혀준다.

“예술작품이 꽃과 나무라면 그것을 담는 화분은 전통이다. 모든 꽃과 나무를 주어온 화분에만 심을 수는 없다. 항상 마음에 드는 좋은 화분을 발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럴 때는 과감한 행동이 필요하다. 기존의 것만 고집하지 않고 새 화분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전통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기법이나 구도 혹은 색채가 현재의 미감을 담기에는 너무 낡은 경우가 있다. 그럴 때 작가들은 파격과 혁신을 선택한다. 과거에서 정신만 가져오고 나머지는 전부 새로운 형식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의 예술작품은 시절인연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 시절이 아니고서는 결코 탄생할 수 없는 시절 그림으로 거듭난다.” _「시작하며」에서

옛것과 새것을 하나로 꿰다

전통 판소리를 현대적 리듬의 국악으로 구현해 주목받는 이날치 밴드와 어지러운 시대에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한국 대중에게 친숙하게 소환한 가수 나훈아의 「테스형!」은 보는 이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전통을 바라보는 시각, 오래된 것의 가치를 변화와 혁신을 통해 오늘날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이러한 흥미로운 접목은 우리 미술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서양미술에서 쓰는 재료인 스테인드글라스를 과감하게 불화에 적용함으로써 미술의 폭을 확장시킨 임종로의 「수월관음도」, 조선의 대가들의 작품을 제주도의 한 게스트하우스로 소환해 한 폭에 담은 루씨쏜의 「유유자적」이 그러하다. 이처럼 『시절인연 시절그림』은 ‘전통의 현대화’의 무대를 오늘날의 미술계로 옮겨, 전통을 기반으로 혁신적이면서도 공감대를 형성한 작품들을 살펴보는 작업을 시도한다.

송필용의 「만물상」(2000), 박대성의 「불밝힘굴」(2006), 그리고 이선복의 「만물상 정토」(2013).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세 작품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지은이는 모두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의 방식대로 소화한 작품으로 바라본다. 송필용은 동양화를 서양화로 그릴 때 재료의 특성에서 봉착한 한계를 분청사기의 조화 기법과 박지 기법을 활용해 뚫고 나가며 고정관념을 탈피했다. 박대성은 어떤 위치에서 봐도 한눈에 들어올 수 없는 토함산과 불국사를 한 화면에 압축해서 표현했는데, 이 역시 정선에게 배운 구도법이다. 이선복은 민화의 금강산 그림을 통해 정선의 진경산수에서 민화로 넘어가는 과정에 주목했다.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많은 작가들이 금강산을 그린 것은 외양적인 아름다움에 반해서만 아니라 불교와 도교와 관련된 우리 민족의 전설과 설화가 풍부하게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은이는 동시대 작가에게서 옛 그림의 흔적을 찾고, 그 의미를 밝히며 그림 안팎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들려준다.

인연이 모여 이야기가 되다

시절인연(時節因緣)은 ‘모든 사물의 현상은 시기가 되어야 일어난다’는 말을 가리키는 불교 용어로 ‘모든 인연에는 다 때가 있다’는 뜻이다. 굳이 애쓰지 않아도 만나야 할 인연은 만나게 된다. 이 책에 수록된 옛 그림과 동시대 그림의 만남은 그 자체로 특별한 인연이다. 그런 작품들 가운데 지은이의 삶 속에 들어와 깊은 울림을 남겨 ‘시절그림’이 된 작품도 있다. 이를테면 조재임의 「바람숲」은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났을 때 그 사람과 함께 보았던 봄날의 꽃을 떠올리게 하는 그리움의 마음이 되었고, 이수영의 「쌈밥집의 풍경」은 가족을 위해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은 엄마의 모습에 주목해 일상의 기록화가 되었다. 태어날 때부터 제주에 살며 제주의 풍경을 그린 작가 김성오의 「오름결」은 날마다 사표를 품으며 귀향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하는 인생의 나침판이 되었다.

“그림을 보고 글을 읽으면서 자신의 삶에 적용해보는 것 자체가 바로 창작이다. 좋은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시절인연을 만났으니 그 인연에 흥건히 젖어들기를 권한다.” _「시작하며」에서

『시절인연 시절그림』은 ‘재발견’ ‘재해석’이라는 키워드를 테마로 삼아 조선시대와 현재를 넘나드는 그림 여행을 떠난다. 시대를 아우르는 삶의 다양한 장면에서 지은이가 길어올린 메시지는 일상을 잃어버린 코로나 시대의 현대인에게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는 물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위로와 용기를 전해준다. 이 책을 통해 삶의 굽이마다 힘이 될 수 있는 저마다의 ‘시절그림’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시작하며 • 그림이라는 든든한 백신

1부 • 마음의 중심을 잡다 -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게

매화 피는 날, 나는 졸부가 되고 싶다
그녀를 배웅하는 길, 꽃비 쏟아지다
쌈밥집 아줌마의 행복 레시피
성독과 리딩, 소리 내어 읽다
여인, 그림 밖으로 날아오르다

2부 • 더 좋은 곳을 향해 나아가다 - 굽잇길도 걸음걸음
서울에서 찾은 무릉도원
차를 마시는 시간
‘바늘과 실’처럼 그림에는 이것!
조선의 ‘프로 여행꾼’이 가르쳐준 것
산맥이 바다를 이루다

3부 • 선택의 기로에서 생각에 잠기다 -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금강산 바위 속에 앉은 부처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물고기의 즐거움을 어찌 아는가
스테인드글라스가 절로 들어간 까닭은?
내가 돌아가야 할 고향의 의미

4부 • 옛것과 새것을 하나로 꿰다 - 옛 그림이 품은 지혜
소녀의 웃음에 ‘82년생 김지영’은 없다
헛것을 보고 진짜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뒷모습이 아름다운 그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마치며 • 시대를 넘나드는 작품들의 만남

저자소개

조정육    저자정보
전남대학교 불문과, 홍익대학교 미술사학과 석사, 동국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았다. 고려대학교, 국민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그림을 통해 동양의 정신과 사상을 알리기 위해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옛 그림을 소재로 삶의 이야기를 녹여낸 『그림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를 시작으로 『거침없는 그리움』 『깊은 위로』로 이어지는 ‘동양미술 에세이’ 시리즈,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에 맞춰 불교의 진경과 동양화의 진경을 아우르는 ‘옛 그림으로 배우는 불교 이야기’ 시리즈를 펴냈다. 『그림공부, 사람공부』 『좋은 그림 좋은 생각』 『그림공부 인생공부』 등을 통해 옛 그림에 담긴 인생의 지혜와 가르침에 귀 기울이는 한편, 『조선의 글씨를 천하에 세운 김정희』 『조선의 그림 천재들』 등 어린이를 위한 책, 그림 명상 에세이 『오늘 하루도 잘 살았습니다』를 펴냈다.

책속에서

이 책에 소개한 작품들은 한결같이 전통의 현대화를 고민한 결과 탄생한 걸작들이다. 작가들은 조선시대 작품을 보고 영감을 얻어 작품을 완성했다. 그들은 전통을 계승하면서 그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참신하면서도 보편적인 공감을 얻어낸 작품들을 제작했다. 시각적인 표현을 특징으로 하는 미술작품에서는, 전통은 계승하되 구태의연하지 않아야 한다. 여기에 현대적인 감각까지 곁들여야 한다는 고민까지 떠안아야 한다. 전통의 계승에 무게중심을 두다보면 베끼기나 표절이라는 의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작가들은 이런 고민에 어떤 해답을 내놓았을까? 그 해답을 찾아보자는 것이 이 책의 집필 의도다. _「시작하며 : 그림이라는 든든한 백신」에서


이름은 알 수 없지만 잡초라 통틀어 부르기에는 너무 고운 풀꽃들이 맑은 하늘을 배경 삼아 봄날의 화사함을 노래한다. 목숨 가진 꽃이라면 전부 뛰어나와 살아 있음의 환희심을 뚝뚝 떨어뜨리는 날이다. 어느 꽃이든 조재임의 손을 거치면 ‘하늘 향해 두 팔 벌려’ 생명의 찬가를 부르는 고귀한 꽃다발로 전환된다. _「그녀를 배웅하는 길, 꽃비 쏟아지다」에서


「만물상 정토」는 그가 느낀 종교적 체험을 풀어낸 작품이다. 화면은 아래쪽 부드러운 야산 위에 뾰족뾰족한 바위산을 올려놓은 듯 그렸다. 그 모습이 마치 한 송이 연꽃 같다. 밥을 밥그릇에 수북하게 담아놓은 모습 같기도 하고, 팽이버섯을 컵에 가득 담아놓은 것 같기도 하다. 부드러운 미점의 야산과 날카로운 수직준의 바위산을 대비되게 그리는 구도는 겸재 정선 이래로 금강산을 그리는 수학공식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전통을 이선복도 이어받았다. _「금강산 바위 속에 앉은 부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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