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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명사에세이 > 기타 명사에세이
· ISBN : 9788962170962
· 쪽수 : 248쪽
책 소개
목차
추천사 안도현(시인)
자서
#1 제주끝물
제주끝물 | 고백 | 사람들
신창리 우럭 | 혜심언니 | 추의 느린 집
대어호 김봉민 선장 | 문어삼촌 | 자존감에 관하여
#2 이 악랄한 세상아
고등학교 2학년 | 이소라 듣는 여자, 김광석 듣는 남자
외로움에 관한 생각 | 당신의 동쪽 사람
가을이 오기 전에 | 이 악랄한 세상아
태풍 나크리 | 어떤 날
달팽이 | 연애와 낚시
벨롱장 | 종일바다
#3 합정역에서 협재리까지
돌돔의 추억 | 이른 후회
합정역에서 협재리까지 | 날짜는 잊어도 날씨는 안다
너를 보내며 | 쥐치라면 우럭라면
탁태공 | 편지
주워들은 이야기들 | 하나로마트, 한림오일장, 금릉슈퍼
서쪽에 가게 되거든...
후기 당신의 서쪽에서
발문 탁씨전(최성진, 한겨레 기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결국 나는 제주이야기를 쓰기로 했다. 왜냐하면 그곳의 일상에서 나는 하찮은 것의 소중함을 알았고, 부족한 것의 풍족함을 알았고, 단순한 것의 복잡미묘함을 알게 되었다. 태풍이 불던 사흘 낮과 밤 동안 갇혀 있으면서 받아들이는 법, 기다리는 법을 배우며 조금은 겸손해지기도 했다.
제주라고 어디 좋기만 할까? 세상이 다 악랄해졌는데, 제주만 안 그렇다면 그야말로 유토피아겠지. 하지만 유토피아란 존재하지 않음으로써 존재하는 것이다. 아니 존재의 유무 그 너머에 있는 곳이다. 그러니 발끈하지 말고 생각해 보시길. 좋은 것, 행복한 것, 아름다운 것은 노력해야 보이는 것이고, 나쁜 것, 힘든 것, 어려운 것, 슬픈 것은 노력하지 않아도 수시로 찾아오기 마련이다. 거기가 여기 같다면 거기에 살 이유는 대체 무엇이란 말이신지.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결국 자기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온 혹은 버텨온 것들이다. 나무가 그렇고, 꽃이 그렇고, 바다가 그렇고, 산이 그렇고, 심지어 사람도, 사람의 마음도 변하지 않고 어디로 가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을 바라곤 한다. 그러니 모두 왜들 그렇게 쏘다니며 살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