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바다는 어디로 갔을까

수화는 천천히 차를 몰았다. 그리고 바다에 다다랐을 때, 아저씨는 이미 차에서 내릴 생각이 없는 듯했다. 그는 차창에 턱을 얹고는 기억과 상관없는 낯선 마을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이 바다가 아니야. 도대체 그 바다는 어디로 갔지? 누가 그 바다를 가져가 버렸을까?" 그는 절망적으로 중얼거렸다. "여긴 내 고향이 아니에요. 내가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없어요. 우리 집으로 가는 골목이 없잖아요. 골목이 없으니까 우리 집도 없겠지요."

(...)

나는 아저씨의 손을 잡고 언젠가 수화가 내게 말해 주었던 것처럼 아저씨에게 말했다. "고향이 없어졌다고 실망하실 필요는 없어요. 세상은 다 변해요. 천천히 변하면서 조금씩 사라져 가는 거예요."
-본문302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