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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72759133
· 쪽수 : 80쪽
책 소개
목차
화살
야생
신선횟집
개는 어디에 있나
왜 그러나 했더니
사람 냄새가 난다
냄새의 발원지
오늘도 걷는다마는
쪼그리고 앉아서
노크
유기견
환풍기
어제보다 오늘 나는 조금 더 시체이다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녜요
지팡이
비둘기집
프라이드치킨
눈빛이 살갗을 찢는다
노크 2
기다리래
에세이 : 머리카락 자화상
저자소개
책속에서
짖어대는 개는 어느 집에도 없고
아무리 찾아도 개 주인은 없고
짖는 소리만 혼자 이 집에서 뛰쳐나와
저 집에서 부딪치고 있다
벽 안에 숨어 있던 희고 궁금한 얼굴들이
베란다에 나와 갸웃거리는데
어디서 삼삼오오가 나타나 수군거리는데
흥분한 목소리는 경비와 다투는데
울음소리만 혼자 미쳐 날뛰게 놔두고
아파트 모든 벽들이 대신 울게 놔두고
개는 어디로 갔나
―「개는 어디에 있나」 부분
뒤뚱뒤뚱 달려온 할머니 앞에서 전동차 문이 닫히자
손이 자동으로 문틈에 지팡이를 집어넣었다고 한다
이물질이 낀 채로 전동차는 출발하고
전동차 안 승객들은 비명을 지르며 문을 두드렸지만
끌려가면서도 할머니는 지팡이를 꽉 쥐고 있었다고 한다
으스러지고 터지는데도 놓지 않았다고 한다
삼만 원밖에 없어서 지갑을 돌려주려 했지만
이미 지갑의 주인을 죽여서 어쩔 수 없이 챙겼다고 한다
문에 걸리고 자꾸 어깨들과 부딪치기에
왜 그러나 돌아보니
자동문이 다 열리기도 전에 내가 나가고 있다
지하철역 변기 앞에 서자마자
십여 미터 전부터 헐레벌떡 열어둔 지퍼에서
억지로 내려도 조금 덜 열리는 지퍼에서 오줌이
터진다
찌개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공깃밥이 반이 없어지고 김치 그릇은 비어 있다
―「왜 그러나 했더니」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