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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85635868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0-09-06
책 소개
책속에서
교실 뒤 한구석에 앉는 아이. 식물처럼 조용한 아이. 마치 전염병이라도 걸린 듯 모두가 피하는 아이. 물론 친구도 없고. 아, 2학년 때 한 명 있었다. 항상 손톱 밑에 어제 놀던 흙이 그대로던 아이였는데, 그리 오래 친구로 지내지는 못했다. 다른 여자애들이 빼앗아 가 버렸으니까. 즐겨 하던 ‘이자벨 가까이 가지 마.’ 놀이의 일환으로. 놀이 규칙은 이렇다. ‘한 명을(저 이상한 이자벨을) 밖으로 몬다. 그리하여 나머지는(이자벨 빼고 모두는) 안에 속해 있음을 자축하고 기뻐한다.’ 그래, 그래. 다 아는 그런 얘기.
……그래, 난 체인질링이었어, 하는 생각 말이다. 남쪽으로 코린을 향해 걷는 동안 이자벨은 머릿속에서 그 생각을 이리저리 찔러 보고 튕겨 보고 주물러 보았다. 내가 정말로 체인질링이었던 걸까?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많은 일들이 설명되는데! 왜 그동안 다른 아이들이 하는 놀이 방법을 절대 이해 못했는지. 왜 잡기놀이 요령이 죽어도 터득이 안 됐는지. 왜 발야구를 하면 늘 허우적대며 헛발질만 했는지. 왜 공기놀이를 하면 공깃돌이 사방으로 튀어 증발해 버렸는지. 구슬치기는 어떻고? 이자벨에게 구슬이란 비켜 가라고 치는 것이었다. 줄넘기? 말하기 입 아프다.
“끔찍한 전쟁이었지.”
그 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일어서서 앞치마에 묻은 흙을 털어 냈다.
“많은 목숨이 희생되었어. 아무 의미도 없이 말이야. 난 그렇게 생각해. 왕들의 전쟁이라면서 싸우긴 마을의 아들들이 싸웠지. 참 어리석은 일이었지, 전부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