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 소녀, 인도를 삼키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존재감 없는 소녀였다. 젓가락 다리에 잠자리안경, 집채만한 책가방을 등에 업고 학교와 도서관만 왕래했고, 친구도 옆자리 짝꿍 한 명이면 충분했다. 그랬던 그녀가 그림을 그리고, 예술고에 입학하면서 태동의 첫 발길질이 시작됐다. 미완의 아티스트들과 미래에 대한 꿈을 꾸고, 당시 해적단이었던 댄스부에 들어 성적 하락으로 교무실에 불려가도 아랑곳하지 않고 신나게 놀았다. 즐거운 추억들과 맞바꾼 대학입시에서 고배를 마신 후 잠자리안경 시절의 정신으로 돌아가 1년 늦은 대학생활을 시작하며 인도를 알았다. 졸업 후 얼떨결에 직장인이 되었지만 항상 '인도'와 '그림'을 마음에서 쫓아내지 못했다. 결국 고정 수입 대신 프리랜서 아티스트의 길을 택했다. 그 첫걸음으로 인도를 다시 밟았고, 그 길 위에서의 기억을 되짚으며 홍대 앞 작업실에서 열심히 작업하고 있다. http://hansso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