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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91471559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06-10-28
책 소개
목차
도대체가 인간이라는 족속이란…
끼리끼리 논다더니 정말…
엉뚱한 사람도 연애는 한다?
돈과 권력에는 무조건 복종하라!
사람을 골탕먹인 도둑, 고양이를 골탕먹인 도둑
허풍쟁이의 실연 이야기
옷을 입지 않으면 인간이 아니다!
선생을 못살게 구는 학생들
세상은 미치광이들이 사는 곳이다
자식들이나 제자들이나 철딱서니 없기는 마찬가지
죽어서 태평을 얻겠다
나쓰메 소세키의 생애와 연보
옮긴이의 말
책속에서
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어디서 태어났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그저 어두컴컴하고 축축한 곳에서 야옹야옹 울고 있었던 것만은 기억이 난다. 나는 거기에서 처음으로 인간이라는 것을 보았다. 더구나 나중에 듣고 보니 그것은 서생(書生)이라 하여 인간들 중에서 가장 성질이 더러운 종족이었다고 한다. 이 서생이라는 것들은 간혹가다 우리를 잡아서 삶아 먹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 당시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특별히 무섭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그저 그 사람의 손바닥에 얹혀서 스윽 하고 위로 들어올려졌을 때 뭔가 둥실 떠오르는 느낌이 있었을 뿐이다. 손바닥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서생의 얼굴을 본 것이 말하자면 인간이라는 생물과의 첫 대면인 셈이다. 그 때 이상하게 생겼다고 여긴 느낌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다. 우선은 털로 장식되어 있어야 할 얼굴이 맨질맨질한 것이 꼭 주전자 같았다. 그 뒤로 고양이들을 많이 만났는데 이런 불구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뿐만 아니라 얼굴 한가운데가 너무 툭 튀어나와 있다. 그리고 그 구멍 속으로 가끔씩 푹푹 연기를 뿜어낸다. 그러면 숨이 턱턱 막히는 것이 아주 싫었다. 이것이 사람이 피우는 담배라는 사실을 요즘 들어서야 겨우 알았다.
이 서생의 손바닥 위에서 한동안 기분 좋게 앉아 있었는데, 얼마 지나자 아주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생이 움직이는지 나 혼자만 움직이는지 알 수 없지만 눈이 핑글핑글 도는 것 같았다. 속이 메슥거렸다. 이제는 도저히 살 수 없다고 생각하는 찰나에 털썩하는 소리가 나더니 눈에서 불똥이 튀었다. 거기까지는 기억하고 있는데 그 뒤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