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해야 364일

1 엉망의 시작은
2 날라리 보이스카우트
3 부글부글, 팡!
4 할머니는 어디 숨었나?
5 수상한 쪽지
6 고작해야 3분

『마당을 나온 암탉』『나쁜 어린이표』작가 황선미 선생님께!
난 내가 무지무지 운 나쁜 애라고 생각해요.
세상이 공평하다는 말도 믿지 못하겠어요.
처음부터 난 억울하게 돼 있었다고요.
어떤 애는 태어날 때부터 모든 걸 가졌는데 나는 어림도 없었어요.
사랑을 독차지하고, 뭐든 새것으로 가질 수 있고, 야단도 덜 맞고,
어려도 중요한 대접을 받는 얄미운 복덩어리가 내 눈앞에 있거든요.
내가 뻥 터져 버리지 않게 제발 기도 좀 해 주세요.

안녕, 반가워! 나는 황선미예요
이런! 제발 네가 뻥 터져 버리지 않기를!
그래. 세상이 공평하지 않을 수도 있어. 네가 억울할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애가 혼자서 사랑을 독차지하고, 뭐든 새것으로 갖고,
어린데도 불구하고 대접까지 잘 받는다면
정말 약 오를 거야. 그렇지만 내 눈에는 그 귀공자보다
부루퉁한 네가 더 잘 보이는걸! 네 이야기가 더 궁금한걸!
나는 너 같은 아이가 주인공이 되는 세상을 그려 보고 싶단다.
그러니 툴툴거리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마.
어린이로 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단다.

-책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