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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95855232
· 쪽수 : 303쪽
· 출판일 : 2007-01-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봄 - 꽃바람, 눈물바람, 성장통
고치집
땅콩과 쭈꾸미
밤낚시
슈퍼마켓 슈퍼맨
슬픈 주검
헹가래
나머지 공부
여름 - 푸르른 공동체 안에서 숨쉬다
스무 살, 첫 산행
고통을 삼키는 청춘
껌딱지 떼어내기, 세상장벽 뛰어넘기
백주대로에서 막춤을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행복의 '손'
행복한 나그네 5년
가을 - 아직 부치지 못한 연시(연애편지)
언제나 첫사랑, '행복 우체통'
육교변신
마음에 좋은 치료사
세잎 클로버의 행복
아름다운 가게, 행복한 벼룩시장
내 사랑, 중흥마을
내가 찾는 그녀
겨울 - 상처는 아파도 몸에 달다
추억의 이을용 선수
겨울 비둘기
청송에서 온 편지
봉고차를 타고 온 산타클로스
할머니의 위로
행복의 문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8시 35분. 어김없이 그 여자가 지나간다. 매표소에 돈을 내밀고 시선은 내리깐 채로 버스표를 주길 기다리고 있다. 처음부터 이 매표소 주변을 지나다녔던 여자는 아닌 것 같은데 언제부터인가 매일 아침 마주치는 사이가 되었다. 나는 그 여자를 일명 '쌀쌀이'라고 불렀다. 매표소를 이용하는 사람 중 유일하게 나의 인사를 외면하는 그야말로 쌀쌀맞은 여자였다. 그렇가도 미운 마음이 드는 것은 아니다. 단지 나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특이한 여자라고나 할까. 그런 여자에게 나는 무슨 마음에서인지 석 달이 넘도록 받아주지 않는 인사를 하고 있었다.
... 그러나 역시 내가 옳았다. 그 사건 이후 매일 아침 그녀는 살짝 답례를 하며 지나갔다. 그녀의 서릿발 같은 매서운 눈동자도 이제 순한 양처럼 녹아 있었다. 도대체 무엇이 그녀를 변하게 했을까?
"이게 뭐예요?"
처음으로 그녀가 내게 눈을 맞추며 말을 건넸다. 그러고 보니 벙어리는 아니었다. 버스표와 함께 내민 종잇장을 두고 묻는 말이었다.
"'미소가 아름다운 사람은'이라고 제가 쓴 시에요. 매표소 하면서 처음에 사람들이 하도 무뚝뚝하고 삭막하길래 제가 그냥 사람들에게 바라는 것을 써본 거예요."
아차, 어쩐지 그 여자를 비난하는 말같이 들린 것은 아닐까. - 본문 192~193쪽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