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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씨책] 성 조앤](/img_thumb2/9791128856822.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희곡 > 외국희곡
· ISBN : 9791128856822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21-05-28
책 소개
목차
서문
나오는 사람들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에필로그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에서
로베르 : 자네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 아가씨 말이야. 이제 나도 그 애를 봤어. 말도 해 봤고. 첫째, 그 여자는 미쳤어. 그건 상관없지. 둘째, 그 여자는 평범한 농장 아가씨가 아니야. 그 여자는 자본가라고. 이건 아주 중요한 문제인데. 나는 그 여자의 계급을 정확히 알고 있어. 그 여자 아버지는 작년에 자기 마을을 대표해서 소송을 하느라고 여기 왔었거든. 농부야. 귀족 농부는 아닌데, 농사로 돈을 벌고, 그걸로 먹고사니까. 그래도 노동자는 아니야. 기술자도 아니고. 그자는 친척이 변호사거나 아니면 성직자일지도 몰라. 이런 종류의 인간들은 사회적으로는 별거 아닐지 몰라도 권력자들을 무척 귀찮게 할 수도 있거든. 그러니까 나 같은 사람을 말이지. 이제 자네가 도팽에게 데려갈 거라고 그녀가 믿도록 사기를 쳐서 그녀를 치워 버리려고 하는 게 자네에게는 아주 간단한 일인 것처럼 보이겠지. 하지만 자네가 그녀를 곤경에 처하게 하면 자네는 내게 끝없는 골칫거리를 안겨 주는 것이라네. 내가 그 여자 아버지의 군주이고 그녀를 지킬 책임이 내게 있기 때문이지. 그러니까 친구로서, 아니면 친구가 아니더라도, 폴리, 내 말하는데 그녀에게서 손을 떼게나.
폴랑지 : (의도적인 근엄함을 지니고) 내가 이 아가씨를 속이다니 차라리 축복받은 성모님을 속일 걸세.
로베르 : (책상에서 내려서며) 하지만 그 여자 말이 잭과 딕도 자기와 함께 가겠다고 했다는군. 대체 무엇 때문에? 도팽에게 가겠다는 그 여자의 미친 생각에 자네가 동조한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겠지, 그런가?
폴랑지 : (천천히) 그 여자에게는 뭔가가 있어. 저자들은 말버릇이 아주 더럽지, 더럽다고. 저 아래 경비실에 있는 자들 말이야. 그런데 그 여자가 여자라는 점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어. 그 여자 앞에서는 욕을 하지 않는단 말이지. 뭔가 있어. 뭔가가. 그러니 그 여자 말대로 해 볼 가치가 있다네.
로베르 : 아, 정말, 폴리! 정신을 차리라고. 자네는 상식이 별로 통하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이건 좀 너무하는군. (그는 역겹다는 듯 뒤로 물러선다.)
워릭 : 여기 있는 이 친구는 그 젊은 여성이 마녀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답니다. 그러니까 그 여성을 종교 재판에 세워서 그 죄목으로 화형에 처하시는 것이 고귀하신 주교님의 의무인 것으로 사료됩니다만.
코숑 : 그 여성이 내 교구 내에서 체포된다면야, 그래야겠지요.
워릭 :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되어 간다고 느끼며) 바로 그렇습니다. 이제 그 여성이 마녀라는 점에는 아무런 합리적 의심도 없을 것으로 사료됩니다만.
코숑 : 우리는 여기서 단지 우리 자신의 견해만을 고려할 게 아니라, 프랑스 법정의 견해-혹은 편견이 되겠지만-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워릭 : (정정하며) 가톨릭 법정이겠지요, 주교님.
코숑 : 가톨릭 법정이 그 역할과 계시가 제아무리 성스럽다고 하더라도 그 역시 다른 법정처럼 유한한 인간들이 구성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사람들이 작금에 유행하는 호칭대로 프랑스인이라면 단지 영국 군대가 프랑스군에게 패배했다는 사실 하나만 가지고 그 일에 마법이 개입되었다고 그자들을 설득할 수는 없을 것으로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