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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오늘

영원한 오늘

정애녹 (지은이)
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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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오늘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영원한 오늘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5113462
· 쪽수 : 528쪽
· 출판일 : 2015-04-20

책 소개

시간이 지나도 아물지 않았던 상처를 가진 남과 여. 세상 그 무엇보다 돈을 사랑하는 여자 신혜나. 두 번 다시 어떤 ‘소중한 것’도 ‘소중한 사람’도 필요치 않았던 남자 배서후. 저마다의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의 치유계 러브스토리가 펼쳐진다.

목차

프롤로그-잔인한 선택

1. 사람을 주웠을 때는
2. 거절하기 힘든 제의
3. 난치성 간 비대증 그녀
4. 적응, 이라 쓰고 길들임, 이라 읽는다
5. 동거인? 동거인(同居人)!
6. give & take
7. Insomnia(불면증)
8. 그녀의 진실
9. 플라스틱 플라워
10. 난 네가 지난 파티에서 한 일을……
11. 음흉한 양과 순진한 늑대
12. Home Sweet……
13. 마음, 내 것이지만 절대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14. 누구에게도 정답은 없다

에필로그-part 1. tempus fugit
에필로그-part 2. carpe diem
에필로그-part 3. 그리고 그들은……

저자소개

정애녹 (지은이)    정보 더보기
둘러보면 주위에 늘 수다 떨 사람이 있고, 읽을 책이 있고, 맛있는 음식이 있고, 쓰다듬을 동물들과 안아 줄 아이들이 있어서 행복하기만 한 서툰 글쟁이. 무엇보다 나눌 사랑이 있어서 더더욱 행복한 낙천주의자. [출간작] 구속 호접지몽 러브룰렛 늑대꼬리 자르기 옆집에 구신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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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위험수당?”
“네. 제 신체적 안전과 정신적 안정에 관한 보험쯤이랄까요.”
그녀가 히쭉 웃으며 말을 이었다.
“매우 존경해 마지않는 모 인물의 생활신조인데, 저한테도 이렇게 요긴하게 써먹어 볼 줄은 몰랐네요.”
그가 코웃음을 쳤다. 아니할 말로 진짜 그런 게 있다면 이쪽에서 청구해야 할 판이었다. 이제껏 위험이라 부를 만한 모든 일들은 소라를 돌보던 사람들 때문에 벌어졌으니.
“고작 아이 하나 돌보는 일에 무슨 위험이 있다고…….”
그의 빈정거림에 혜나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일단 신체 접촉은 일절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에요. 어쩌다가 스킨십이 발생할 경우, 하루 임금의 0.5배를 가산할 거고요, 만약 그게 위협적이라고 느껴지는 경우에는 2배가 되겠습니다. 거기에 부위별로 추가 금액도 붙게 되니까 잘 기억해 두셔야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
으헉! 이 여자가 진짜……!
당황한 나머지 저절로 목소리가 사나워졌다.
“내가 도대체 왜 그쪽이랑 스킨십 따위를……!”
“하셨죠. 바로 어제.”
순간 서후는 움찔하고 말았다.
순진한 척 눈을 깜박이며 혜나가 또박또박하게 설명을 붙였다.
“계산해 보자면, 어깨 세 번이니까 15만 원에 손목 5만 원, 아! 손목이 두 번이었군요. 10만 원. 거기다 머리 한 번과 입술 한 번까지 모두 합쳐서 55만 원이 위험수당으로 청구되겠네요. 위협적인 신체접촉이었으니 임금의 두 배인 건 말할 것도 없고요.”
서후는 눈을 질끈 감았다. 뒷목이 띵했다.
“경고해 드렸잖아요. 저 비싸다고. 뭐, 일하겠다는 말이 나오기 전 일이니까 어제의 비용을 청구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각별히 신경 써 주시면 감사하겠네요.”
불현듯 불안감이 엄습해 오자 서후는 혜나를 다시 한 번 찬찬히 살폈다. 무언가 징조라도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아무래도 정상이 아닌 게 분명한 이 여자를 정말 집에까지 들여도 되는 걸까?
그의 시선을 느낀 혜나가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대표님 반응을 보니까 걱정 안 해도 될 모양이네요?”
태연하다 못해 해맑기까지 한 그녀의 목소리에 서후는 으르렁거리듯 대꾸했다.
“절대! 두 번 다시 그런 일 없을 거라고 맹세라도 하지!”
“그럼 서로 좋은 거죠. 대표님은 위험수당을 지불하실 필요가 없게 되는 거고, 저는 안전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게 되는 거고. 합리적이지 않나요?”
말을 마친 그녀가 난데없이 방 안으로 쑥 들어갔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 할 틈도 없이 되돌아 나온 그녀의 손에는 종이와 펜이 들려 있었다.
묻듯이 눈썹을 올리는 서후를 보며 혜나가 싱긋 웃었다.
“어차피 대표님이나 저나 서로 간에 신뢰 따위는 안 키우게 될 것 같고, 그러니까 나중에 억울해하지 않으려면 말 나왔을 때 각서라도 받아 둬야 하지 않겠어요? 이의 없으시죠?”

나머지 처리를 수찬에게 맡기고 먼저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도 서후는 반쯤 멘붕 상태였다.
살면서 별종들을 꽤 많이 봐왔다고 생각했는데, 그 여자는 그중에서도 으뜸이었다!
“암만해도 정상이 아니야. 아니, 정상이 아닌 정도가 아니라 아예 미친 거지! 뭐 그런 말 같지도 않은 상황까지 계산해선……!”
혜나가 조목조목 열거했던 항목들을 떠올리며 서후는 이를 벅벅 갈았다.
“내가 미쳤어? 그런 여자를 두 번 상대하게! 절대 그런 일은 없……!”
갑작스러운 자각에 서후는 주춤해서 입을 다물었다. 좋든 싫든 당분간은 혜나와 붙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이미 한 번 무관심으로 소라에게 큰 상처를 입혔다. 그 뼈아픈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소라와 그 여자의 생활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만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적어도 소라가 진짜 안정이 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때까지만이라도.
“딱 거기까지만이야!”
서후는 진저리를 치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 후로는 두 번 다시 그 괴상한 여자에게 상관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아니, 아예 한 자리에 있게 되는 경우조차 만들지 않으리라!
하지만 단호한 결심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음은 전혀 편해지지 않았다. 앞으로의 한 달이 그의 생에서 가장 길고 험난한 시간이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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