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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55350843
· 쪽수 : 632쪽
· 출판일 : 2016-05-01
책 소개
목차
RULE 1 절친은 필수다
RULE 2 정신줄은 꽉 잡아라
RULE 3 결정했다면 행동하라
RULE 4 상황에 맡겨라
RULE 5 섹스를 이해하라
RULE 6 통계는 참고만 하라
RULE 7 가끔은 절실함을 인정하라
RULE 8 질투심을 조절하라
RULE 9 엄마가 될 가능성을 생각해라
RULE 10 연애 말고도 중요한 것은 많다
RULE 11 기적을 믿어라
리뷰
책속에서
좀 솔직해져 보자. 나 역시 그다지 잘해 나가고 있지는 않다. 연애를 하기도 하고 모임이나 직장에서, 때로는 친구 소개로 남자들을 만나지만 모든 일이란 그렇게 쉽게 <풀리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한다. 난 제정신이 박힌 사람이라, 제정신이 아닌 놈들은 만나지 않는다. 그냥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뿐이다. 거리를 같이 걸어가는 커플을 보면 붙잡고 간곡히 물어보고 싶다. 「대체 어떻게 알아낸 거예요?」 나에게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 같은, 그 영원한 미스터리를 그들은 어떻게 풀었는지 궁금하다. 어떻게 두 사람이 서로를 찾아내고 또 어떻게 그 관계를 잘 <풀리게> 만든 것인지 말이다.
그럼 난 어떻게 해나가느냐고? 화도 낸다. 울기도 한다. 가끔 모든 것을 멈춰 보기도 한다. 그리고 되도록 다시 용기를 내서 매력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자주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애쓴다. 좋은 사람, 좋은 친구, 심지어 가족에게도 좋은 구성원이 되도록 노력한다. 말하자면 나를 싱글로 남아 있게 만드는,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어떤 잘못된 점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지 않도록 애쓴다. 그렇게 계속 나아간다.
「넌 너무 속물이라서 아직 솔로인 거야.」 이런 주제의 대화가 오고 갈 때 앨리스는 이렇게 말하곤 한다. 그렇게 따지자면, 앨리스도 꽤 잘생기고 괜찮고 그녀에게 홀딱 반한 남자가 있더라도 그 사람이 12번가와 7번가 사이 어느 구석의 과일 노점에서 일한다면 그 사람과 결혼할 것 같진 않다. 하여간 그녀가 이렇게 주장하는 건 내가 온라인 데이트를 꺼린다는 이유에서 비롯되었다. 한때는 온라인 데이트라면 그 사이트에 가입한 것조차 알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끔찍하게 창피한 것으로 여기던 때가 있었다. 그때가 그립다. 요즘에는 싱글인데도 그런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 등록하지 않았다고 하면 그만큼 절실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반응이 돌아오기 십상이다. 이제 온라인 데이트는 사랑을 찾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시험해 볼 수 있는 마지노선이자, 리트머스 용지 테스트 같은 것이 되어 버렸다. 마치 당신의 <운명의 남자>가 분명히, 절대적으로 온라인상에 있다는 걸 보증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남자는 어디선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데 당신이 그를 만나기 위해 기꺼이 1,500시간, 39잔의 커피, 47번의 저녁 식사, 그리고 432잔의 음료수를 할애할 생각이 없다면, 당신은 진심으로 그 남자를 만날 생각이 없는 것이고, 그렇다면 당신은 혼자서 외롭게 늙어 죽어도 마땅하다는 게 요즘 사람들의 생각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결혼이 결코 유일한 선택이 아니라는 거예요. 일부일처제 결혼 제도 역시 결혼의 유일한 방법이 아닌 것처럼요. 어떤 형식을 취하든 이제 모든 것은 자유를 지향하는 쪽으로 바뀌어 가고 있어요. 그래서 싱글로 사는 것 역시 단순히 여러 가지 삶의 선택 중 하나일 뿐이죠.」
「하지만 생각해 봐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래도 사랑에 빠지거나 누군가와 함께하는 쪽이 그렇지 않은 쪽보다는 더 좋다는 데 동의하지 않을까요?」
「그래요. 물론이죠. 그런데 당신이 아는 사람들 중에 서로 계속 사랑에 빠져 있는 커플이 얼마나 되나요?」
물론 이런 문제에 관해 나도 생각해 본적이 있다. 「많지는 않죠.」
그는 마치 학자처럼 두 손을 앞으로 포갰다. 「내 생각에 삶을 흥미롭게 이끌어 가는 방법은 딱 두 가지예요. 사랑에 빠지는 것. 그것은 나한테도 해당되죠. 그리고 싱글로 살아가는 것. 정말 삶을 즐겁게 사는 방식이죠. 나머지는 다 헛소리예요.」
앨리스는 바 쪽을 향해 걸어가면서 지난 한 해 동안 했던 무수한 소개팅을 떠올렸다. 그녀가 만났던 모든 남자들이 생각났고 그 사람들이 왜 그녀의 남자가 되지 않았는지도 생각해 보았다. 그중에는 아주 약간의 감정이 오고 간 사람들도 있었고 몇 번의 짧은 관계도 있었지만 그들 중 아무도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은 사람은 없었다. 그녀는 과연 이 숫자 놀음이 효과가 있을지 잠깐 궁금해졌다. 단지 꿈의 남자를 만날 확률을 높이려고 했던 이 계획이 결국은 마음에 들지 않는 남자들을 만나는 쓸데없는 확률만 높이고 있는 건 아닌지 말이다. 어쩌면 사랑이라는 것은 너무 특별하고 마술 같아서 숫자와는 아무 상관이 없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사랑이라는 것은 단순히 운명과 행운의 조합일지도 모른다. 운명과 행운은 확률 따위와는 상관이 없다. 그 순간까지 앨리스는 수학적 확률에 대해 굳게 믿었다. 하지만 지난 1년을 돌이켜보니, 그 믿음에 대한 의혹이 생겼다. 그 많은 남자들…. 기진맥진함의 물결이 그녀 주위를 감쌌다. 그녀는 그런 기분을 털어 버렸다. 머리를 손으로 빗어 넘기고 최대한 가장 예쁜 미소를 지으면서 바 안으로 들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