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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인도/티베트/네팔여행 > 인도/티베트/네팔여행 에세이
· ISBN : 9791156160106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14-02-17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인도! 또 가고 싶다, 우리 엄마랑
우리 모녀가 14일 동안 다닌 코스
Day 1
공항, 여덟 살의 봄을 떠올리다
스물여덟의 딸이 스물여덟의 엄마에게
기내식 두 번에 벌써 엄마 밥이 먹고 싶어
델리 입성, 뒷돈 챙긴 못된 자판기
침낭 깔고 잔 첫날밤
Day 2
쥐 죽은 듯 조용한 호텔, 그러나 쥐는 죽지 않았다
깃발 없는 가이드가 되다
첫 라씨, 첫 사이클릭샤
주부 9단, 자취 생활 6년차도 두 손 두 발 들다
연예인 된 기분이 궁금하다면 인도로 가라
엄마는 닭고기가 싫다고 하셨어
여행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고 했던가?
우리에게 평화를 주신 간디 님이시여
집에 홀로 계신 아빠
엄마는 움직이지 않고 이 자리에 있을 거야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운 건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야
Day 3
역주행하는 초보 운전자처럼 바라나시와 만나다
엄마는 도비 왈라
죽음은 생활의 골목을 지나
쫓기듯 뛰쳐나온 화장터
갠지스의 소소한 일상, 우리에게는 대수로운 비일상
엄마 기분을 풀어준 분위기메이커 자매
Day 4
바라나시에서도 호시절은 있었다
뺨을 맞아도 평온했던 캠퍼스의 오후
바라나시에서 울다
내가 당신을 부를 때
현실이 현실이 아니던 순간들
엄마의 스몰 머니, 나의 스몰 마인드
Day 5
우리는 슈퍼맨 부자!
쇼핑, 쇼핑, 쇼핑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기차역 공포증
엄마, 마더, 오카아상
Day 6
가장 그럴듯한 인도 여행의 명분, 타지마할
멀리서 보아야 아름다운 것도 있다
덜렁대도 한 번만 봐줘요 엄마, 딸이잖아
타지마할에 입장하기까지의 길고 긴 예고편
엄마, 드디어 타지마할이야
감당할 수 없는 사진 세례
인도에 잘 왔다, 딸아
경력 10년차 타지마할 사진꾼 등장!
엄마와 딸의 평범한 배낭여행이야. 그뿐이야
Day 7
‘강남 스타일’을 들으며 부자 도시로 가는 길
또 다른 얼굴의 인도, 익숙해진 흥정
역시 커리는 3분 카레인가?
핑크빛 도시는 아니지만 핑크빛 낭만은 있다
Day 8
아침의 천문대 찍고 바람의 궁전으로
낡은 시골 버스를 타고 똥 냄새를 맡으며
엄마와의 첫 극장 나들이
Day 9
비둘기집이야? 박물관이야?
엄마와 동물원
신을 걸고 맹세합니다!
남들은 별로래도 우리는 좋아요
다시 올 수 있을까?
라씨 vs. 맥도날드 소프트콘
인도에서 가장 맛있었던 음식
몰카는 사양합니다
Day 10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반가워요, 사막의 도시
엄마도 나도 여자니까, 여자라서 다행이야
주문을 외워보자, 야발라바히기야
드디어 왔구나! 설사
다음 여행지는 티베트가 좋겠어
Day 11
세상 모든 엄마는 자식 걱정으로 산다
엄마, 생신 축하드려요
괴물 메기의 출현
사실 한 권 사고 싶었다, 카마수트라
사막으로 가는 길
내 인도 이름 ‘니하’
어디 감히 내 허벅지를!
자이살메르의 마지막 밤은 달았다
Day 12
엄마, 나 젤라비 하나만
평화로웠던 골든 시티여, 안녕!
말이 아닌 마음을 나누던 엄마를 보다
차이, 차이, 차이
엄마는 늘 제일 나중이었어, 지금도
Day 13
참을 수 없는 그들의 방귀
델리, 네가 변한 걸까 우리가 변한 걸까
요절복통 지하철 탑승, 정신혼미 오토릭샤 합승
북인도 최대 번화가에서 엄마와 또 티격태격
델리에서의 마지막 밤 일기
Day 14
어쩌면 다시없을 하루
엄마가 변했다
돌아가는 길, 내리는 축복의 비
에필로그
‘엄마’라는 말에 눈물 훔치던 그녀를 바라보며
알고 가면 좋은 인도 여행 팁
도시별 여행 정보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한 차례 고비를 넘긴 사이클릭샤는 복잡한 시장통으로 들어갔다. 주로 식재료를 파는 아주 좁은 골목이었다. 갓 잡은 닭의 깃털을 뽑아내고, 흐린 물에 그릇들을 헹구고, 채소와 과일과 생선들이 진열되어 있고, 그 사이로 온갖 식재료들이 드나드는 분주한 풍경이었다. 좁은 골목을 요리조리 질주하는 사이클릭샤에 앉은 채 바라보는 시장의 풍경은 마치 슬로비디오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강렬한 원색의 인도, 복잡하고도 생동하는 시장 풍경은 엄마에게나 나에게나 인상적이었다. 안락하진 않아도 편안히 앉은 채로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자전거 속도로 재생되는 델리의 시장 풍경은 비록 짧았으나 파하르간지에서 느끼지 못한 또 다른 감흥을 일으켰다.
- Day 2 첫 라씨, 첫 사이클릭샤 중에서
인도 기차의 좌석 등급은 또 어찌나 세분화되어 있는지 크게 에어컨 유무와 침상의 개수 등으로 좌석이 나뉜다. 우리는 에어컨이 있고 세 개 층의 침상이 마주보고 있는 3A 칸이었다. 그래서 객실 찾기는 포기하고 일단 플랫폼에 정차된 기차의 3A 칸을 기준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앉아 있으면서도 이 기차가 우리가 타고 갈 기차라는 확신은 없었다. 우선 기차 번호가 너무 작게 쓰여 있었고(이조차 나중에 발견했다), 어디에도 바라나시가 종착역이라고 쓰여 있지 않았으며(알고 보니 바라나시는 종착역이 아니었다), 기차는 안이 빈 채로 방치된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3A 칸에 붙어 있는 탑승자 명단에는 우리의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나중에는 이 모든 것이 우리가 너무 일찍 도착한 탓에 벌어진 일이라는 걸 알았다. 탑승자 명단은 출발 30여 분 전에나 붙었고 내가 본 것은 하루 전날의 알림이었다. 자세히 보면 날짜가 나와 있건만 어쩜 그리 허둥댔는지.
그런데 그때 맞은편 플랫폼에서 떡하니 바라나시가 종착역으로 표기된 기차가 출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모녀의 불안함은 폭발 직전의 화산 수준이 되었다.
“엄마, 여기에 가만히 계셔. 혹시 모르니까 확인하고 올게요.”
“응, 엄마는 너 올 때까지 여기에 가만히 있을 거야. 네가 안 오면 기차가 떠나도 엄만 이 자리에 있을 거야.”
엄만 그 뒤로도 내가 플랫폼을 확인하거나 엄마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가게 되면 꼭 그렇게 말했다. 엄마는 늘 이 자리에 있겠다고. 엄마의 그 말은 여행을 하던 나날들 내내, 그리고 그 후에도 문득 문득 떠올랐다.
- Day 2 엄마는 움직이지 않고 이 자리에 있을 거야 중에서
낙타 사파리가 있던 날은 엄마의 생일이었다. 해외에서는 처음 맞는 생일. 그러나 이곳은 인도였다. 파리 시내 어디였다면 케이크라도 한 조각 사 왔을 텐데, 베이징 시내 어디였다면 점심 때 고급 북경오리를 먹으러 가자고 했을 텐데…. 이곳은 인도의 작은 관광도시 자이살메르였다. 사실 제과점이 몇 군데 있었지만 배탈 이후로는 차마 엄두를 내지 못했다.
사정이 이러니 아침 생신상은 식빵 몇 조각과 달걀, 그리고 버터와 잼이 전부다. 내가 엄마의 생일을 위해 준비한 것이라고는 일회용 그릇에 담긴 인스턴트 컵 미역국. 정확히는 미역된장국이었다. 호텔 직원에게 뜨거운 물을 부탁했지만 미지근한 물이 도착했고, 그걸 부은 인스턴트 미역된장국은 역시 형편없는 맛이었다. 엄마는 그럼에도 “생일을 챙겨주어 고맙다”고 여러 번 말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엄마 생일에 단 한 번도 미역국을 끓여 드린 적이 없었다. 늘 당신 손으로 당신의 생일상을 준비하던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 훗날 나도 아이를 낳으면 그 마음을 알 수 있을까.
- Day 11 엄마, 생신 축하드려요!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