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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3194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17-05-15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먼발치 13
부끄럼주의보 14
아랫것 16
바람의 나라 18
이 가을에 19
작별의 자세 20
공중산책 22
헛꽃 24
물끄러미 26
우주의 어느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비밀 27
세상의 나무들이 우는 시간 28
가끔은 발치 끝이 30
뜨거운 연두 32
꽃의 경계 33
하늘에 새기다 34
막무가내 36
여우비 오후 37
식물성 발화 38
인증서 로그인 40
저녁이 되겠다 42
제2부
슬픔의 체온 45
무극 가는 길 46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48
화엄 50
저 달이었을 것이다 51
서어나무 아래 52
사과꽃 향기 54
적소(謫所)에서 55
마음곳간 56
얼룩 58
건널목 59
허허(虛虛) 60
푸른 편지 61
능선 동행 62
국물도 없다 64
내전의 이유 66
길의 통곡 67
겨울 지도 68
꽃이라는 칼 70
숨비기 꽃등 71
교신을 끊다 72
반송되다 74
제3부
먼 걸음 77
눈물 냄새 78
비탈진 잠 80
심연 81
변신 82
그녀가 아프다 84
가을 산책 85
가을 마중 86
어떤 응답 87
마침내 발효되는 시간 88
시골 사람 시골 선생님 90
건이의 편지 92
그 햇살의 품으로 94
커진다 96
낙타의 시간 98
백리향 100
이 땅의 길 102
화인(火印) 104
곤밥 한 그릇 106
해설 | 내전(內戰)의 힘과 오독의 미학 107
서안나(시인·문학박사)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전(內戰)의 힘과 오독의 미학
김은숙의 시적 개성은 풍경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과 독특한 공간 배경 설정의 다층적 결합에 있다. 이를 통해 시인은 지상을 가변적이며 비극적 공간으로 인식하는 세계인식을 선보이는 반면 지층은 순결하며 생이 부활하는 유토피아적 공간으로 설정하고 있다. 하지만 시인은 지상의 현실 세계를 비극적으로 인식하여 절망과 허무에 굴복하지 않고, 지층과 맞닿은 대지에 귀를 기울여 “아랫것의 힘”을 발견한다. 그리하여 “내전(內戰)”을 통해 긍정적으로 전환하는 역동성의 세계를 지향하는 의식의 변모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곧 시인이 세계와의 화해를 시도하여 긍정의 세계로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가파른 바람 휘이익 가슴 후비며 지나고
순식간에 온몸엔 얼룩 가득 번진다
이 들녘 마른 가지로 우두커니 나는 서늘하고
저무는 저녁 속으로 하염없는 꽃비 내리는데
아직도 너는 이렇게
깊고 뜨겁다
─「얼룩」 전문
이번 시집에서 두드러지는 또 하나의 특징은 지상을 비극적으로 인식하는 갈등 양상이 인간과 인간 사이의 갈등이 아닌, 식물인 나무와 꽃 등의 시적 소재를 통해 은유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김은숙의 시에서 등장하는 식물은 문명의 속도에 상처 입은 현대인의 내면 상징물로 기능하고 있다.
대지의 숨에 낮은 몸으로 경배하는 내 삶의 공양을 위하여
그리하여 끝나지 않은
치열한 내 싸움의 시간
─「내전의 이유」 부분
김은숙의 시집에서 선보이는 개성적인 공간 배경과 독특한 공간 인식은 이채롭기 그지없다. 또한 치열한 내전(內戰)과 내상(內傷)을 거쳐 유토피아에 진입하려는 시적 태도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유한성의 자각으로 인한 현실의 비극성에 함몰되지 않고 세계와의 화해를 지향하는 김은숙의 시적 여정에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