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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5389
· 쪽수 : 124쪽
· 출판일 : 2021-12-22
책 소개
목차
제1부
역병•13/비와 모과 사이 눈처럼 내려•14/새로운 유파•16/기특한 카레•18/용산驛•20/금성서점•21/화성 수족관•22/맹그로브나무 옆으로 나는•24/제비다방•26/도루묵•28/백일몽•29/기념일•30/평균대•32/목요일 아이는 길을 떠난다네•34/어느 날의 근육•35/폭설의 감각•36/비정상적 쇼파•38/멸치 똥을 까는 멸치•40
제2부
브로콜리 마음과 당신의 마음•43/트렁크•44/망종•46/너무 먼 오월•48/뻐꾹시계•50/소금•52/예고•53/컨테이너터미널•54/수화기 너머 혜화동 로터리•56/토마토•58/라디오•60/브로콜리•62/고래나무•64/DECEMBER•66/크루아상•68/초콜릿의 감정•70/은행•72
제3부
빠가사리•75/봄이라는데 문상 오라 하네•76/문병이라도 갈 수 있다면•78/파티션•80/우이(牛耳) 산책•82/브로콜리와 함께•84/환청•85/계간지•86/골다공증 걸린 책•88/커튼콜•90/문득, 수선화•92/나주•94/사과상자 속으로•95/아지트•96/권투•98/풀지 못한 가족사•100/브로콜리 숲으로 한걸음•102/사생아•104
해설 고봉준(문학평론가)•105
저자소개
책속에서
새장 속 앵무새를 길들이는 것이다 긴 팔과 짧은 팔이 계절을 잃는 것이다 우리들은 말도 안 되는 마스크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노인들은 오래전 경험한 역병의 기억을 치매와 치마의 오해로 혼돈하는 것이다 흘러가는 시간을 치마 속에서 치매를 감추기도 하는 것이다 늘 다니던 거리가 욱신욱신 아파오는 것이다 밤새 뜯어먹던 골목길을 빠져나오는 것이다 가늘고 긴 문장들 입 안의 세 치 혀를 꺼내는 것이다 입구를 찾지 못한 단기기억이 울음을 삼키는 것이다
― 「역병」 전문
모과를 떠올리고
먼 새로운 행성을 그려본다
모과는 모자가 아니었다
당신은 내가 될 수 없으니
내가 갈게
진실은 언제나 미궁 속으로 숨어버리고
얼굴은 모과 색으로 딱딱해지거나 키스로 향긋하지
비가 눈과 같이 내려
모과는 모자가 될 수 없다는 걸
목요일에 알았다
시(詩)는 벼랑에서 만나야 한다
골목은 길었고 우리는 길을 잃었다
모두가 혼자 떠나야 하는 것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 걸까
정답은 꼭 가슴에 발목을 심은 후 알게 되는 것
모과는 향이 특별해서
절대 버릴 수 없다는 걸
절대 잊을 수 없다는 걸
오늘은 비가 눈과 같이 내려
모자는 모과가 아니었다
― 「비와 모과 사이 눈처럼 내려」 전문
직유의 숲에서 당신을 만났다
나무를 거꾸로 세워두고
한 문장씩 목을 부러뜨렸다
목 없는 새가 품속으로 날아들었다
― 「브로콜리 마음과 당신의 마음」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