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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58967116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5-09-29
책 소개
목차
제1부
찻잔•13/입춘 아침•14/이젠 봄이라 하자 1•16/이젠 봄이라 하자 2•18/이젠 봄이라 하자 3•20/과식•22/시치미•23/국민연금 2•24/욕심•26/우편물•28/고성능 우의•30/거울 보기도 무섭다•31/맞짱에 대하여•32/불공평•34
제2부
꽈배기•37/만취(晩翠)•38/수제비의 맛•39/고맙다•40/비타민 효과•42/눈 깜짝할 새•43/거미와 나•44/내가 봄•45/때를 놓치다•46/와(蛙)•48/앵(鸚)•49/소통•50/문천도사(蚊川倒沙)•52/벌지지(伐知旨) 눈물•53/형산강 지구대•54/자가격리•56
제3부
새집•59/제비집 1•60/제비집 2•62/제비집 3•64/열암곡 부처•66/도토리 해부학•67/방학 숙제•68/코로나 피서법•70/장마가 설치는 저녁•71/산삼의 효능•72/빈집털이범•74/하루를 삼켰다•76/무적(無籍)•77/동해남부선 열차•78/나락•80
제4부
감자꽃•83/서출지•84/4월•86/복날•88/부양대책•89/기차다•90/헛꽃•92/고욤나무•93/죽어줘야겠어•94/어떤 밤이 좋을까•96/혼자 마시는 술•98/청맹과니•99/공동 소유권•100/입동 저녁•102/상그럽기 그지없는•104
해설 고영(시인)•105
저자소개
책속에서
종발이 연못에
꽃잎 떠 있다
꽃잎을 건지려고
물을 비웠다
꽃잎은 건졌지만
연못이 사라졌다
― 「찻잔」 전문
제법 오동통해진 눈들
큰 것은 꽃눈이고
작은 것은 잎눈이니라
살아오면서
과실수를 가까이 한 적 없기에
그냥 보기만 해서는 알 수 없는 일
상상으로 이름을 붙여 부르다가도
설령 틀렸어도 나중에 제대로 알면
제대로 불러 주기로 하면서
틈만 나면 과실수를 점검한다
사과꽃도 그랬고 배꽃도 그래서
과실수 꽃이 예쁘다는 것은 알지만
살구일까?
자두일까?
찬 기운 맴돌아도 봄은 봄
생각만 해도 군침 도는 마음
성급하다
― 「이젠 봄이라 하자 3」 전문
이른 저녁을 먹으며 반주로 두꺼비 한 병을 잡았다. 취기가 올라도 시 한 줄은 읽고 자야지 하고 시집을 펼쳤지만 한 줄도 읽지 못하고 잠이 들어 버렸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늦게 퇴근한 아들이 꽈배기 두 줄 사다가 머리맡에 놓고 가는 바람에 부스럭 잠이 깼다. 이내 또 잠들었다가 새벽에 깨어 커피를 타서 꽈배기를 먹었다. 가라는 장가는 안 가고 아비 생일에 꽈배기나 사 들고 오는 녀석과 그걸 요깃거리로 뜯고 있는 우리 부자가 안쓰러웠다. 다시 시집을 펼쳐 들었다. 배배 꼬인 시들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 「꽈배기」 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