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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59798115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5-11-07
목차
1부 내 인생의 왈츠
대명란 바라기 15
어설픈 캣맘 20
뒤태에 빠지다 25
이끼로 살다 30
내 인생의 왈츠 35
삶은, 계란 40
어색한 사과謝過 45
부치지 못한 편지 51
2부 삶을 걷다
워낭소리를 앓다 59
앵두 64
어머니의 감 69
삶을 걷다 73
회갑, 철들 무렵 78
입춘방立春榜 83
연어처럼 회귀하다 88
덕도 전前 93
3부 노을, 별을 품다
누름돌 101
늙어도 젊다 106
망월점, 그 오래된 유희 111
노을, 별을 품다 116
어느 추석의 만감 121
은근초 사연 126
다슬기 스캔들 131
제트기 코鼻 136
4부 동바리
거름강 143
꽃보다 사람 148
가버린 친구 153
쥐섬의 추억 158
동바리 163
내 친구, 호야 168
맛있는 말 172
극과 극 177
5부 가면
못갖춘 인연 183
공갈빵 188
알코올 유감 192
가면 197
나침반 202
수필, 그 입문기 207
여주, 또는 유자 212
다대성의 혼魂 217
□ 발문 | 문경희 한 권의 삶이 서술하는 풍경을 엿보다 223
저자소개
책속에서
책머리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언젠가부터 문득문득 내가 나를 향해 던지게 된 질문이다. 어쩌면 그것은 세월이 내게 부과한 숙제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모든 것은 작고 하찮다 여겼던 것들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이 내가 찾은 진리였다. 거목이 무성한 잎으로 그늘을 만들고, 열매를 맺는 것도 한 톨의 씨를 뿌렸던 결과물이다. 비록 조금은 늦었지만 내 삶에 묻은 한 톨, 글의 씨앗이 인생의 후반부를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짧지 않은 인생, 한 권의 책과 같은 길이었지 싶다. 잘난 삶이었든, 못난 삶이었든, 한두 가지 정도는 책갈피에 남아 있을 이야기다. 가끔 누군가와 어깨동무를 하고, 가끔은 홀로 비틀거리기도 했던 추억. 하지만, 자랑거리 삼아 내세울 만한 것은 딱히 없었다. 그래서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는 마음부터 담아 보았다.
어제가 어떠했든, 오늘도 내일도 어리석게는 살고 싶지 않다. 한 장 한 장 공을 들여 책장을 넘기듯, 정성으로 읽고 쓰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 번 지나가버린, 익숙했던 삶의 무대로 다시 복귀할 가망은 조금도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삶이 마침표가 아니라 느낌표여야 한다면, 먹물 냄새를 맡는 데 게을리 하지 않을 생각이다. 가슴속의 무수한 밀알이 다 글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한 톨의 쌀알도 밥솥에 안쳐야 밥이 되듯이, 마음속 글 알도 쓰고 또 쓸 때 문장이 되고 문단이 되더라는 이치를 조금은 터득한 까닭이었다. 그리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했다.
종심從心을 넘기도록 마음에 담아만 두었던 생각들을 지면 위로 파종했다. 만개하지 못한 꽃이다 보니, 열매가 설익었다. 퇴직과 동시에 느지막하게 파종한 탓이다. 쭉정이가 많아 알맹이를 가려가며, 하얀 종이 밭에 고랑을 내고 씨앗을 심느라 손이 많이 갔다. 영글지 못한 글에 대한 부끄러움은 숙제로 남는다. 부족한 글이지만, 많은 격려를 해주신다면 내일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본인도 모르게 주인공으로 혹은 조연으로 글의 무대에 등장한 분들이 있다. 꽃의 역할로, 튼실한 과일 역할로, 가꾸고 거두는 일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함을 전한다. 그동안 묵묵히 격려해준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들, 며느리, 그리고 손자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2025년 늦은 가을날 書齋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