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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0201581
· 쪽수 : 130쪽
· 출판일 : 2021-10-05
책 소개
목차
제1부
꽃비 야위어가는 날 | 배추흰나비의 추억 | 토왕폭으로 | 봄밤의 동백꽃 | 단목령 가는 길 | 북한산 인수봉 | 달빛 등반 | 방태산 아침가리골 | 북한산의 봄 | 월출산 범바윗골에서 | 환절기 | 눈과 바람의 노래 | 갈기산, 구구절절이 단풍이 | 꽃잠
제2부
오대산 북대암 빗소리 | 어라연, 가는 길에 | 별과 바람과 시가 있는 풍경 | 조양강에서 | 내린천 여름밤과 송준호 | 별을 따는 소년들 | 지리산 연하천 별밤 | 봄날은 간다 | 해벽 등반 | 시인 신동엽길 | 시인 신동엽길을 가다 | 사람 사는 마을에도 눈이 내린다 | 함박눈 | 한 편의 시를 위한 길 위에서
제3부
양폭산장 바람 소리 | 비수구미의 첫눈 | 설악가 | 속리산 | 수정헌의 봄 | 앨버트 프레더릭 머메리 | 산행 편지 | 산꾼들과 두꺼비 | 눈 내리는 날 | 손정준, 그의 산그늘에 | 너는 어째서 | 관매도에서 | 산과 벽 | 겨울잠
제4부
지도에 없는 길 위에서 | 배롱나무 | 건이가 없다 | 정령사원 교리에 대하여 | 달동네 산 1004번지 | 암호 같은 하루 | 털신 | 새들은 어디서 잘까 | 꿈꾸는 수렴동 | 새벽 강에서 | 남대천, 연어의 귀향 | 늑대별 | 묘비명 | 춘설
해설_김형수_산정을 걷는 자의 깊고 푸른 정신에 대하여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거의 ‘음악맹’에 가까운 내게도 그의 선율은 곧장 노래의 본능을 자극하고, 그리움의 심지에 불을 붙인다. 시의 밑바닥에 흐르는 내재율의 물살은 대부분 작가의 숨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숨결을 더욱 신뢰하게 만드는 것은 그가 시종 대지의 맨살과 접촉하는 지점에서 서정을 발화시킨다는 데 있었다. 시를 보라. 천체는 무심해서 인간이 겪는 감정 따위를 거들떠보지도 않지만 살아 있는 생명은 그래도 대지와의 교감을 멈출 수 없다. 여기서 벚꽃 지는 날의 속수무책을 견디는 화자의 눈빛은 애오라지 인간과 대지가 분리되지 않을 때만 샘솟는 연민의 힘을 내뿜는다. 특히 자연과 마찰하는 지점에서 빚어지는 다음 시와 같은 즉자적 충동들은, 인간 개체의 몸짓에서 지구에 있는 생명체들에게 공통된 어떤 거시적 작동 방식을 읽는 듯한 감동과 매혹을 준다.
- 「해설」 중에서 ·김형수(시인 · 신동엽문학관장)
보름달이 떠오르면
우리는 21야영장을 떠나
인수봉 앞에서 자일을 묶는다.
봄밤을 두드리는 소쩍새 소리
바위틈에 스며든 빛의 화음을 매만지며
초여름 신록 속으로 빠져든다.
동양길 삼각 테라스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높고 낮음은 있으나
공평해 보인다.
가진 것이 없더라도
산처럼 살기로 다짐하며
앞서간 선등자에게 눈길 한 번 준다.
야영장 불빛이 꺼질 적마다
그리운 것들은 많아졌고
고도를 높일수록 맑아지는 눈
우리는 가파른 바위 끝
하늘과 맞닿은
인수봉 정수리에서
달빛에 몸을 맡긴다.
-「달빛 등반」 전문
서서히 풀리는
산안개 따라 아침가리골로 들어간다.
겨우내 버림받은 바람
복수초 봉오리를 틔우고
숲은 먼 생애로부터 흘러들어 온
잔설만큼이나 간명하다.
-「방태산 아침가리골」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