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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3025313
· 쪽수 : 496쪽
· 출판일 : 2021-09-17
책 소개
목차
Chapter 2. 막 나가면 편해진다
Chapter 3. 질척이는 남편과 헤어지는 방법
Chapter 4. 만만치 않은 개판
Chapter 5. 황제는 할 일이 많다
Chapter 6. 연극
저자소개
책속에서
고개를 숙인 채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았던 아르노아가 깊은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떨리는 손을 뻗어 바이나스가 던지듯 건넨 이혼서를 집어 들었고, 두루마리를 천천히 펴고 작은 입술을 달싹거리며 그 위에 적힌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바이나스가 미워했던 푸른 눈동자는 아마 그의 직인을 확인하고 있을 것이다.
“끝까지 고지식한 여자 같으니.”
그가 나직하게 욕설을 내뱉었다. 이를 들은 것인지, 아르노아의 어깨와 등이 다시 한번 떨렸다.
아, 설마 이제 와서 울고 있는 건가. 참으로 어리석은 여인이다.
바이나스가 무언가 일갈하려던 순간이었다.
“……분명하네. 이혼.”
꾹 다물렸던 아르노아의 입술이 열리고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연한 거 아닌가.”
바이나스가 냉담하게 대꾸했다. 왠지 그녀가 반말을 한 것 같았지만 아마 그가 잘못 들었을 것이다.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이혼을 당하는 아내가 국왕에게 반말이라니. 그는 지금쯤 흐르고 있을 아르노아의 눈물을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숙이려 했다.
“그럼 더 앉아 있을 필요가 없겠네.”
그러나 아르노아가 더 빨랐다. 그녀는 꿇었던 왼쪽 무릎을 쭉 펴며 시원하게 일어섰다.
“……으응?”
“이제 당신은 남편이 아니니까 말이야.”
아르노아는 숙였던 고개를 휙 치켜들며 말했다.
“다, 당신 지금…….”
바이나스의 눈이 커졌다. 그 옆에 있던 라리사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뭐?”
바이나스는 벙 찐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눈물범벅일 줄 알았던 아르노아의 얼굴은 깨끗했다. 아니…….
“이제라도 끝내 줘서 고마워. 2년 동안 정말 많이 참았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