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억하는 순간

12살. 슈퍼스타 K에 나가고 싶었는데 엄마의 반대로 못 나갔다. 만약 나갔다면 연예인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그때 나가지 못한 억울함을 글로 풀었다. 이런 재기 발랄한 재능은 뒤로하고 프로그래밍 세계에 입문한 후 공부만 하고 있는 검은색의 어른으로 자랐다.

장애영유아를 지도하는 보육교사이다. 발달적으로 조금 차이가 있는 아이들을 지도하다보면 시간이 걸리지만 결국 크면 일반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처럼 각기 다른 매력으로 잘 성장하는 걸 볼 수 있다. 저마다 각기 다른 성장 시계가 있는데, 나의 어렸을 때를 떠올려보면 종종 들었던 말들 중 ‘너희들은 지금 이래야 할 때다’. 그걸 강요하는 건 어른들이었다. 몇 달 전 아이들과 시계를 만들었던 추억을 떠올려보며 이야기를 담아 보았다.

모든 일들을 잠시 멈추고 책상에 앉아 글 쓰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타임머신을 타고 어릴 적 과거로 여행하듯 써 내려갔다. 쓰면 쓸수록 주인공에게 점점 빠지고 있는 나는 글을 끝마칠 무렵 동화 속 아이가 되어있었다. 캐릭터를 만들어 글로 표현하는 매력적인 이 시간으로 인해, 나 자신이 더욱 빛으로 차올라 순수한 어린아이가 되었다.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지만 착하기만 하면 오히려 손해인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착한 어른이다. 아마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걱정 마 울어 돼, 어차피 산타는 없거든”이라는 어느 래퍼의 랩을 한 번쯤 들어봤을 거다. 하지만 착한 어른을 위한 존재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계속 착한 어른으로 살아가 그 존재를 찾아가는 중이다.

언제부터였을까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일이 삶의 일부가 아닌 전부가 되어버렸다. 그 전부를 지키기 위해 길을 걷고 생각을 곱씹는다. 누군가의 가슴에 한 줄을 새겨주는 글쓰는 작가로 그렇게 누군가의 기억속에 한없이 남고 싶다.

살짝 맛보았을 뿐인데 동화의 매력에 빠져 동화의 세계에 갇혀버렸습니다. 재미있어 잊혀지지 않을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어라는 마음과 함께 표현들이 개성과다로 폭주 중 상태입니다. 작품을 쓰면서 나도 새하얀 벽에 정신없이 색을 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작품 속의 주인공과 함께 이상한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