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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67740724
· 쪽수 : 412쪽
책 소개
목차
1. 해방의 기계-오르곤 남자, 빌헬름 라이히
2. 아픈 몸-몸과 정신의 경계
3. 성적 행위-베를린이라는 거대한 실험실
4. 위험으로부터-우리가 벗어나고자 했던 것
5. 찬란한 그물-몸이라는 제약, 제약을 넘는 몸
6. 감방-갇혀야 했던 존재들
7. 블록/스웜-‘다른 몸’이라는 수사학
8. 22세기-실패로 쌓아 올린 미래
리뷰
책속에서
몸의 차이에 관련된 케케묵은 나쁜 뉴스가 온 사방에서 다시 들려왔다. 자유민주주의의 보루처럼 보이던 여러 나라에서 신문들과 정치가들이 10년 전에는 생각도 할 수 없었을 말과 문장을 입 밖에 냈다. 가톨릭 국가인 아일랜드에서도 확보된 권리인 낙태의 자유가 미국의 여러 주에서 철회되거나 취소되었다. 체첸공화국에서는 완곡하게 “예방적 청소”라 묘사된 조치에 따라 게이 남자들이 수용소에 갇혔다. 사랑하고 이주하고 저항을 위해 모이고, 자녀를 낳거나 낳기를 거부할 권리가 라이히 본인이 살던 시절과 거의 비슷하게 지독한 시련에 처했다. -1장 ‘해방의 기계’ 중에서
몸의 경험 가운데 프로이트가 알아본 것들은 제자리를 잃은 감정적 고통이 암호화된 상징적이고 히스테리적인 증상들이었다. (…) 그러나 이 방법에는 문제가 있었다. 환자가 자기 불행의 원인을 의식하도록 돕는 것이 프로이트가 기대했던 것처럼 자동적으로 증상을 개선시키지는 않았다. 환자가 힘을 들여 증상을 불러일으키는 사건, 묻혀 있던 트라우마를 발견했다 하더라도 증상들이 반드시 회복되지는 않았다. 분석가와 환자는 모두 해석과 치유 사이의 아직 지도에 그려지지 않은 영역에 묶이곤 했다. 꿈을 영원히 해석하고 있을 것인가? -2장 ‘아픈 몸’ 중에서
“실제적이고 상상 가능한 성적 다양성의 숫자는 거의 무한하다.” 히르슈펠트는 그해에, 성별을 넘나들며 시간 여행을 하는 버지니아 울프의 걸작 《올랜도》에 담긴 말과 매우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모든 사람에게는 남성적이고 여성적인 구성요소가 각기 다르게 섞여 있다. 나무 한 그루에서 똑같은 잎사귀 두 개를 찾을 수 없듯, 남성적이고 여성적인 특질이 종류와 숫자 면에서 완벽하게 일치하는 인간 두 명을 찾아낼 확률은 매우 낮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나는 이셔우드가 왜 그처럼 히르슈펠트에게 현혹되었는지 이해했다. 나도 그를 사랑했다. -3장 ‘성적 행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