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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에세이/시
· ISBN : 9791185237244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15-07-21
책 소개
목차
-작은 새를 추억하며 10
1장
1. 사람들은 자기들이 지구의 주인이라고 믿고 있어요 14
2. 하지만 사람들은 맨 나중에 지구에 도착했습니다 16
3. 동물들은 최초의 사람들에게 너그러움을 배풀었어요 19
4. 처음에 사람들은 동물을 보고 많은 것을 배웠어요 22
5. 지금도 여전히 배울 게 많아요 25
6. 생명의 아름다움은 동물이 일깨워 주었어요 27
7. 동물에게는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도 있어요 30
8. 사람들은 동물과 깊은 교감을 나누며 살았어요 33
2장
9. 동물은 머리가 비상해요 38
10. 뛰어난 감각의 소유자들이에요 40
11. 감정도 있고 고통도 느낄 줄 알아요 42
12. 자기만의 취향과 예술 감각도 있어요 46
13. 수화를 할 줄 아는 고릴라 코코를 아시나요? 49
14. 가장 본받을 점은 동물들이 자연에 순응해 살아간다는 거예요 52
15. 다투지 않고 사이좋게 자연을 나누어 쓰지요 54
3장
16. 동물은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주어 왔어요 58
17. 아주 특별한 것도 주고 있어요 61
18. 그런데도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달라고 해요 63
19. 동물의 고기를 좋아한다고요? 그렇다면 그 전에 알아야 할 것이 있어요 66
20. 동물이 사람을 위해 태어났나요? 68
21. 창살 속의 동물이든 내 품에 잠든 강아지든 모두 같아요 71
22. 우리의 바다는 안녕할까요? 73
23. 우리가 잘 모르는 일들이 바다에서 벌어지고 있어요 75
4장
24. 동물들이 떠나고 있어요. 앞산에서도 떠나고 우리 집 뒤뜰에서도 떠나요 80
25. 우리의 마음은 그리움으로 가득 찰 거예요 83
26. 우리의 몸은 건강할 수 없어요 86
27. 한번 떠난 동물은 다시 오지 못해요 89
5장
28. 아직도 많은 동물들이 우리 곁에 있어요 94
29. 두꺼비들은 여전히 방죽으로 오고 싶어 해요 95
30. 더 많은 새들이 날아온다면 좋겠죠? 97
31. 쉿, 조용히! 반달곰이 겨울잠을 자고 있어요 99
32. 우리가 이제는 동물들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해요 102
33. 동물이 돌아오는 것은 사람이 돌아오는 것과 같아요 105
34. 그림자 형제인 동물을 위해 108
저자소개
책속에서
머리말
몇 해 전 일입니다. 어둑한 시간, 용인의 시골집으로 차를 타고 들어가는데 산새 한 마리가 길 한복판에 서서 비키지 않는 것입니다. 그냥 둘 수 없어 나는 차에서 내려 새를 쫓았습니다. 새는 비칠비칠 숲 언저리로 몸을 피하는가 싶더니 또 그 자리에 멈추어섰습니다. 나는 그 새를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다행히 날개도 몸도 상한 데는 없었습니다만 기운을 잃었는지, 새는 모이도 먹지 않고 물도 입에 대지 않았습니다.
달리 해 줄 것이 없어 나는 새를 무릎에 올려놓고 가만히 쓰다듬었습니다. 새는 눈동자를 고정한 채 나를 지나 먼 곳을 보는 듯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새가 몸을 추슬러 곧 날아갈 거라 믿었습니다. 무언가에 충격을 받아 몸이 굳었거나 숲을 헤매고 다니다 길을 잃은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되어 붙박인 듯한 눈동자가 풀리더니 몸이 축 늘어졌습니다. 그러곤 툭! 고개가 꺾였습니다. 맑고 고요한 종말이었습니다. 가볍고 여한이 없어 보이는 죽음이었습니다.
나는 새를 집 뒤 수풀이 우거진 곳에 묻었습니다. 그리 섭섭하지는 않았습니다. 나이가 이쯤 되면 어느 죽음이든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만, 나는 내가 묻은 것이 새의 허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정말 소중한 것은 새가 내게 남겨 놓고 간 심장 박동과 온기입니다.
이 글은 그 심장 박동과 온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동물에 대한 책들이 넘쳐 날 정도로 많은데 왜 내가 그 하나를 덧붙이려 하는지 의구심이 들 때, 나는 작은 새가 내게로 와 내 품에서 죽었다는 사실을 가만히 떠올립니다.
새가 나에게 온 까닭은 뭘까요? 무엇을 전하고 싶었을까요? 그것을 알아차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세상의 비밀 문 하나가 새로 열릴 것 같은 설렘이 듭니다. 그 새는 호랑지빠귀였습니다. 짙은 밤색 호랑 무늬가 아름다운, 그 누구보다도 기품 있는 새였습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은 지구가 자기들 것이라는 걸 전혀 의심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무도 없는 텅 빈 집에 들어와 살았던 것처럼요.
무엇보다도 동물의 아름다움은 따뜻해요. 대리석상이나 잘생긴 마네킹의 아름다움이 아닙니다. 눈을 맞출 수 있고 체온을 나눌 수 있는, 생명체끼리만 주고받을 수 있는 아름다움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