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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6577912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5-05-20
책 소개
목차
1부 인연섭수
미뢰 / 인연섭수 / 희영층喜盈層 / 꽃 탁발托鉢 / 숭어 / 환생 / 달하 / 눕는다 / 말하지 않고 말하기 / 까닭
2부 황금꽃비
찰察 / 청을 잡다 / 도다리 쑥국 / 황금 꽃비 / 고래 두 마리 / 활짝 / 소요逍遙 / 유자柚子 / 와락 / 꽃탑
3부 눈빛승마
몸이 기억하는 음식 / 파꽃이 피면 / 멍 / 공생共生 / 헐티로 / 논배미에 물을 빼면 / 겨울 찬饌 / 애간장 / 눈빛승마 / 은월당隱月堂
4부 뚱딴지
고수레 / 꽃감 / 홀惚 / 차오르는 말 / 꾼 / 복福 / 뚱딴지 / 서식지棲息地 / 글 밥 / 소낭구
저자소개
책속에서
할머니 칼끝에는 할머니만의 짭짤한 간기가 숨어있다. 간이 어디 소금에만 있으랴. 칼끝에서 무슨 양념이 나오는지 전어도 우럭도 할머니가 썰면 그 맛이 다르다. 고기의 두께와 써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이 나기 때문이다. 도톰하게 썰어야 제 맛인 회도 있지만 뼈째 먹는 웅어는 가로로 놓인 뼈를 살짝 비틀어 써는 재주가 있어야만 씹는 내내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 뼛속 사정을 훤히 알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산란을 위해 먼 바다에서 민물까지 안간힘을 다해 거슬러 올라온 내력을 아는 사람만이 그 참맛을 느낄 자격이 있다. 맛은 혀가 느끼는 것이 아니라 뇌가 느끼는 것이 분명하다. 혀 안에 3천 개의 미뢰가 꽃봉오리처럼 혀를 감싸고 있어도 끝내 맛을 느끼는 것은 뇌를 통한 온몸이다. 할머니 세 가지 양념장과 함께 웅어 한 접시 소복하게 썰어낸다. 낡은 접시가 금방 환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