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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천문학 > 천문학/별자리/역법
· ISBN : 9791187749479
· 쪽수 : 316쪽
· 출판일 : 2017-12-08
책 소개
목차
01_지구와 같은 행성
02_불가능한 행성
03_행성 추격자들
04_우주 진입의 꿈
05_무한 경쟁
06_낯선 신세계
07_분열과 정복
08_헤드라인 전쟁
09_닥쳐오는 재앙
10_서막의 끝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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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2년 동안 망원경을 붙잡고 씨름한 끝에 마침내 마시는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냈다. 망원경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것으로도 훨씬 더 정밀한 측정이 가능했다. 문제는 지구의 ‘대기(大氣)’였다.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면 별들이 깜박깜박 반짝이는 듯 보인다. 별빛이 지구 대기의 난기류를 통과하다가 까딱거리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육안으로 보는 별의 반짝임은 아름답지만 천문학자들은 그 때문에 혼란스러웠던 것이다. 반짝이는 별들을 확대해서 보면 이리저리 쏜살같이 움직이는 듯 보인다.
마시는 다름 아닌 지구의 대기 때문에 흡수선들이 흐려져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이 망원경·분광기 관측의 주요 제약 요소라는 것을 발견했다. 달콤했지만 동시에 쓰디쓴 발견이었다. 분광기의 성능만 개선해
서는 더 나은 관측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말로 필요한 것은 지구 대기층을 제거해 별들의 요동을 멈추게 하는 일이었다. 물론 불가능했다.
거절당한 과거의 오명을 떨쳐버릴 목적으로 보루키 팀은 프로젝트 이름까지 바꿨다. 별 의미도 없고 냉담한 기운만 풍기던 ‘프레십(FRESIP)’ 대신 ‘케플러(Kepler)’라는 이름이 채택됐다. 17세기 독일의 위대한 천문학자, 행성 운행의 수학 법칙을 만들어 외행성 데이터를 분석하게 해준 케플러를 기리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또 통하지 않았다. 1998년 이들의 프로젝트는 또 한 번 좌절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심사위원단은 마치 자신들의 프로젝트를 퇴짜 놓을 이유를 찾고자 안달이 난 것만 같았다. 이번에 지적당한 문제는 쌍둥이 지구를 찾아내는 데 필요한 정밀도의 분광기를 제작하더라도 막상 우주선에서 제대로 작동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었다. 가령 우주선은 목표로 하는 별 무리를 가리킬 때 불가피하게 약간씩 흔들린다. 이 경우 분광기는 이 흔들림 때문에 데이터에 각인될 잡신호(noise)를 처리할 수 있을까 아니면 이 잡신호 때문에 신호가 사라져버릴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