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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개신교) 신앙생활 > 신앙생활일반
· ISBN : 9791188255870
· 쪽수 : 230쪽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보고픈 이들에게
자꾸 그리다 마음에 새겨진 그리움
새 시대의 산파가 되어
우리에게는 날개가 있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
지금은 인내의 시간
혼잣소리로는 할 수 없겠네
희망의 불씨를 지키는 사람들
하늘 숨 들이마시고
웃음 띤 얼굴로
로제트식물처럼
제 소임에 충실하면
삶의 벼릿줄
기꺼이 빠져들기
껍질을 벗는다는 것
머뭇거림으로 만드는 평화
측량할 수 없는 사랑 속으로
존재, 사라짐, 아름다움의 순환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것이 사랑
의의 연장이 되어
쓰라림을 빛나는 보석으로
세속의 성자들
세 겹 줄처럼 든든하게
함께 살며 엮어 가는 이야기
소망을 품은 기다림
가젤의 지혜
함께 지어져 가는 우리
어둠을 찢는 사람들
은총의 신비 속으로
주(註)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는 예배당은 쓸쓸하기 이를 데 없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예배당에 올라가 홀로 앉아 있으면 환청처럼 우렁찬 찬송 소리가 들린다. 식탁 친교를 나누던 지하 친교실에 가서 어둠 속에 서 있으면 소곤소곤 두런두런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 마치 폭죽 터지듯 터지던 웃음소리가 떠오른다. 주방 국 솥에서 자욱하게 피어오르던 김이며, 설거지하다 잠시 허리 쉼을 하는 교우들의 얼굴도 떠오른다. 일상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을 때 기억 속에 환기되는 일상은 다양한 색깔로 다가온다.
우리 삶에 느닷없이 닥쳐온 불행과 고통에 속절없이 무너지기보다는 그것을 ‘공감의 연민’의 재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금은 비록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하지만, 서로가 기댈 언덕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깊은 산중에서 길을 잃었을 때 저 멀리 보이는 불빛 하나가 희망이 되는 것처럼, 우리가 서로에게 그런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기 누군가가 나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때 우리는 절망의 심연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계단을 올라 집 현관 앞에 이르자 휠체어에 앉아 계신 장로님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 손을 잡은 우리를 장로님은 소리 없는 울음으로 반겨 주셨습니다. 아이처럼 우시는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잠시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찬송가를 함께 부르고, 시편 77편을 읽었습니다. 히브리의 시인은 고난의 시간을 회상합니다. 삶이 고달파서 하나님께 부르짖었지만, 하나님은 매정하게도 그 기도를 들으실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는 것입니다. 참담한 경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