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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9665401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22-05-0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여권 없이 유학 다녀왔습니다 02
2월까지 서울 그리고 순천
- 여보, 나 아이들이랑 농촌 유학 가도 돼? 12
- 마을과 학교 답사 13
- 드디어 전남 순천 주민 되다 19
- 2월의 여행지 (수련산방, 송치마을) 20
3월의 순천
- 순천에서의 첫 번째 주 일상 24
- 첫 감자심기 도전 26
- 시골주택에서 즐기는 티타임 (feat. 김치전)
그리고 낮맥타임 (feat. 두릅 튀김) 28
- 우리 마을 이장님 31
- 정겨운 마을 안내 방송 33
- 아이들의 순천 생활 36
- 3월의 여행지 40
4월의 순천
- 초록과 분홍으로 물드는 마을 풍경 46
- 아름다운 구덩이 49
- 달할머니와 특별한 커피타임 52
- 럭키와 산책하기 60
- 내 집 앞에도 정원이 생기다 62
- 아이들의 순천 생활 66
- 4월의 여행지 70
5월의 순천
- 가족, 친구들의 순천 방문 80
- 복숭아 봉지 씌우기 82
- 초보 농부의 기쁨 86
- 아이들의 순천 생활 92
- 5월의 여행지 96
6월의 순천
- 울력합시다 108
- 버스 타고 시내 여행하기 110
- 토란 vs 머위 112
- 수확의 계절 (복숭아, 매실, 감자) 115
- 아이들의 순천 생활 122
- 6월의 여행지 128
7월의 순천
- 복숭아를 내가 이렇게 좋아했었구나 136
- 상추씨 받기 138
- 아이들의 순천 생활 146
- 7월의 여행지 150
8월의 순천 그리고 서울
- 순천에서 남편의 마지막 출근 160
- 순천 우리 집, 안녕! 162
- 다시 서울시민으로 돌아오다 170
- 농촌유학 종료. 그 후 172
- 8월의 여행지 174
전남 농산어촌 유학 시 유의 사항
- 도시에서는 일이 먼저, 농촌에서는 사람이 먼저다. 177
- 함께 농촌유학 온 가족과 조심히 잘 지내자. 178
- 농촌 아이들도 초등 고학년이 되면 스마트폰은 거의 가지고 있다. 179
- 학업에 대한 걱정 그리고 대비책 180
- 주거 환경은 불편을 감수할 생각을 하고 오는 편이 좋다. 181
에필로그
-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시간 182
저자소개
책속에서
선생님 댁에서의 두 번째 모임은 어느 토요일 낮에 급작스럽게 이루어졌다. 두릅 튀김을 좀 했는데 와서 같이 먹겠냐는 얘기를 듣고 급하게 달려갔다. 지난번 티타임 때는 평일 낮이어서 농촌 유학 온 엄마들만 모였었다. 이날은 마침 토요일이어서 아이들은 부뚜막 앞에 옹기종기 앉아 점심을 먹었고, 어른들은 이번에 낮맥을 즐기기로 했다. 상차림을 보니 두릅 튀김 뿐 아니라 이것저것 차려져 있는 음식이 좀 있어서, 나도 그냥 먹을 수만은 없어 얼른 집으로 다시 돌아가 돼지갈비 1팩을 후다닥 가져와 익히기 시작했다. 갈비가 익는 동안 난생처음 먹어보는 두릅 튀김의 맛이 궁금해 튀김부터 손에 들고 한 입 베어 물었다. 향긋한 두릅 튀김은 두릅 향이 그대로 살아있으면서 바삭한 튀김옷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너무 맛있었다!
방송은 주로 이장님이 하시고 가끔 이장님 아버님도 하셨다. 방송내용은 각종 지원 사업 신청 공지, 코로나 관련 안내, 마을 청소 날짜 공지, 점심 식사 모임 안내 등 다양했다. 마을 방송이 나오면 혹시라도 나와 관계있는 내용이 나오는 건 아닌가 싶어 창문을 열고 집중해 들었다. 꼭 관계된 일이 아니더라도 마을 방송을 잘 듣다 보면 마을 돌아가는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꽤 도움이 되기 때문에 나는 마을 방송 열혈 청취자로 지냈다.
고작 하루 이틀 일을 도왔을 즈음, 이렇게 많은 복숭아 열매에 하나 하나 봉지를 씌우는 일이 그새 막막하게 느껴져 답답한 마음도 들었다. 그런데 이장님은 옅은 미소를 띠며 복숭아 키우는 일이 재밌다고 하셨다. 지루하고 고된 과정을 숱하게 반복하셨을 텐데 그 과정을 모두 지나온 고수의 내공이 느껴졌다.도시에서의 일은 사람이 조절할 수 있지만, 농사일은 철저히 자연에 맞춰야 해서 농업인의 삶은 주말이 따로 없다. 그저 비 오는 날과 비 오지 않는 날로 구분될 뿐. 늘 음식 먹으며 농사짓는 분들께 감사해야 한다고 했는데 지금껏 그 말이 솔직히 와 닿지 않았다. 그런데 순천에 와서 복숭아 농장 일을 지켜보고 조금 거들어보니 농담으로라도 ‘시골에서 농사나 지을까?’라는 말을 내뱉는 일이 농사일을 힘겹게 하는 농업인들의 힘을 얼마나 빠지게 하는 말인지 알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