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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0458238
· 쪽수 : 144쪽
· 출판일 : 2023-06-13
책 소개
목차
시를 먹다 ... 초설
1부_춘(春)
012 따로국밥
014 수구레국밥
015 콩국
016 참게가리장국
018 홍합탕
020 논메기매운탕
021 동태맑은탕
023 나새이된장국
024 갱시기
026 묵밥
027 떡국
029 추어탕
031 부대찌개
033 미역국
035 깡통꽁치
036 비지찌개
037 무청시래깃국
2부_하(夏)
040 뭉티기
042 막창구이
044 복불고기
046 피조개
048 양미리구이
049 돈까스
051 북성로 불고기 우동
053 칼치
055 고추부각
056 이태리달걀찜
058 양푼이찜갈비
059 묵은김치찌짐
061 미나리찌짐
063 닭발
064 돼지갈비
066 간
3부_추(秋)
070 누른국수
072 야끼우동
073 납짝만두
075 국화빵
076 냉면
078 수제비
079 짜장면
082 절편
083 두부
084 잡채
085 월남쌈
087 식빵
088 라면
089 찜닭
091 콩나물잡채
092 바나나
4부_동(冬)
096 숙주나물
097 미꾸라지
099 김치 할매
101 잔술
103 김밥
105 멸치
107 배추뿌리
109 메주콩
111 깍두기
113 과메기
114 무침회
115 홍게
116 전복죽
117 충무김밥
119 박바가지밥
120 땡초
122 연잎밥
123 가시두릅
124 더덕
125 쑥
126 얼갈이배추
128 뚱딴지
130 옻순
환대의 기억과 슬픔의 시간을 먹다 ... 황정산 (시인, 문학평론가) 132
저자소개
책속에서
<따로국밥>
그냥 국밥 아니라 따로국밥
고개 갸웃할 수 있습니다
꼭
“따로국밥 주세요.”
크게 외쳐야 합니다
귀한 양반 점잖게 먹는 밥이
따로국밥이었다지요
양반 아닌 사람 있을까요
쌀밥에 갖은 반찬 곁들이는 따로국밥
목울대 꿀렁이면
실없이 헛기침해도 좋습니다
이래저래 부대끼며
훌훌 불어 후루룩 마시는 국밥
앞선 시간 반추하듯
입 안에 든 밥알 굴리며 음미하는 따로국밥
맛 다르지요
사는 모습 다른 것처럼
귀한 그대 만난 오늘은
따로국밥 먹고 싶습니다
<뭉티기>
소 엉덩이 뭉텅뭉텅 막 썬 뭉티기
구이 수육보다 먹기 거북스럽지만
다진 마늘 고춧가루 참기름 양념장 찍어
눈 질끈 감고 먹으면 인절미 맛
공장일 몹시 힘겨울 때면
하루 품으로 먹는
뭉글뭉글 핏덩이처럼 검붉은 뭉티기
가을 잎 물들 듯 말라가는 나이
기왕이면 몸에 좋은 뭉티기 자주 먹으라던
젊은 한의사 말처럼
된밥에 뭉티기 한 점이면 힘 불끈
오직 몸으로 살아내야 하는 처지
혼자 다 먹을 수 있는 한 접시뿐이지만
내 살 한 점 떼어 주는 마음이면
세상살이 간격 좁혀질까 생각하는 목요일
<누른국수>
노란 소국 시들한 아침
허리 굽힌 엄마
키 높이 홍두깨로
밀가루 반죽
얇고 넓고 둥글게 펴는 걸
나무처럼 서서 바라보았습니다
“국수 공장에서 받으시지, 힘들게 밀고 계시네요.
엄마 생각나서 보기는 참 좋습니다.”
“엄마 생각나지요. 엄마 생각하며 하는 일입니다.
장사라고 생각하면 힘들어요.
맞벌이 자식 대신 손녀 돌보며 해요.”
더 둥글둥글 넓게 펴지는 반죽
구수하게 뿌려지는 콩가루
야채국물에 애호박 달걀 고명 올린
엄마 정성이 쫄깃한 누른국수
그 시장 그 식당 앞 지날 때면
살아서 돌아온 듯 마음 풀어지고
혼잣말 안부 여쭙습니다
오래도록 누른국수 말아주세요
당신이 내 엄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