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2079905
· 쪽수 : 156쪽
· 출판일 : 2023-08-31
목차
시인의 말
1부
바닷가 산후조리원
수영장에서
혼밥
소년
바람아래해수욕장
해변에서 생긴 일
오미크론
사순절
숲속의 아침
무딘 손끝
술 익는 소리
니체2
겨울나기
밤의 해변에서
평영平泳
2부
벌초
잉여인간
플리트비체 호수
도시의 무의촌
접영蹀泳
가지치기
고향
석모도 골프장에서
아침밥
가을 숲
남편의 얼굴
인공눈물
아침의 거리
상사화
벚꽃 아래서
3부
라오스 가는 길
향기의 도시
쾅시폭포
탁발
황사
다비목茶毘木
눈길
야간열차
미야자키, 고양이
은퇴
청사초롱 콜라텍
마음의 뜨락
홀로 라이딩
해바라기가 있는 해변
카렌시아
4부
개화開花
숲으로 가는 길
주말 당직
일그러진 우리들의 모습
사려니숲
아침 엘리베이터
네 모습에서
은어
애도
장미 터널
신생아 청력검사기
격리
해변의 수목장
김포공항역
마지막 당직
해설
기원起源 지향과 관여關與의 시학 | 백인덕(시인)
저자소개
책속에서
바닷가 산후조리원
바람과 파도 소리가
이따금 쉬어가는 농막
궁금해서 찾아가네
낯선 고양이 가족이
깜짝 놀란
나를 경계하네
처음 보는 녀석들
어미 고양이와
아직 출생신고도 안 됐을
새끼 세 마리
밭아버린 젖꼭지
맹렬히 빨던 어린것들
어미 품을 파고드네
가난한 어미
해변을 바라보며
눈물 흘리네
저녁 식사로 챙겨간
햇반과 간편식 갈비탕
산모식으로 차려 주네
평영平泳
침대에 엎드려
개구리헤엄 발차기를 한다
아가미는 어디에 있었을까
양쪽 볼을 만져보다
깊은 들숨으로 부레를 부풀려 보고
한때는 지느러미였을
팔다리를 저어본다
빈한한 마음의 근육과 부력이 만들어 내는
우울이 쌓이는
뭍의 하루
침대를 벗어나면
푸른빛 가득한 방
호흡을 위해
잠깐 물 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적막 속으로 잠수하는 양서류를
꿈꾸는 아침
다비목茶毘木
깊은 산골 암자에 홀로 사는
내 나이의 스님
생을 다하고 쓰러진 나무
짊어지고 숲에서 나온다
정성 들여 자르고 쪼갠 장작을
쌓아두는 곳에
'다비목'
이라는 표찰이 붙어 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을
청빈하게 준비하는
스님 얼굴에서
빈 곳에 꽉 찬 평화를 본다
자신의 주검을 태울 나무
누군가의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모으는 정진精進
수도승의 오체투지 같은
지게질에 합장하면서
아름다운 하산下山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