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의 유령 - 하

· 제목 : 경복궁의 유령 - 하 (머나먼 천국, 천주당 무녀 진령군의 일대기)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92486543
· 쪽수 : 464쪽
· 출판일 : 2023-03-01

1. 역모의 뒤끝 • 8
2. 5척단신의(미치광이) 거인 • 22
3. 꿈꾸는 왕조 • 36
4. 찬란한 여명 • 51
5. 인생의 방랑자 • 67
6. 주인 없는 개암사 • 81
7. 과천골 봉로 주막 • 96
8. 십년만의 해후 • 113
9. 동상 이몽 • 132
10. 선무당의 첫날밤 • 150
11. 한밤의 도망자 • 168
12. 그리운 그 모습 • 186
13. 나그네 인생 • 193
14. 동학의 기운 • 205
15. 장승골의 도깨비 부부 • 219
16. 떠나야 하는 마음 • 234
17. 북성문 밖 치성당 • 250
18. 구레골 새마을 • 270
19. 지옥으로 가는 길 • 286
20. 실패한 거병 • 299
21. 군란의 진실(대원위의 군사반정) • 315
22. 고난의 피난길 • 333
23. 북망산 깊은 산골마을 • 349
24.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 365
25. 갑신년의 정변 • 379
26.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 393
27. 환란의 기운 • 404
28. 마지막 희망 • 417
29. 경복궁의 유령 • 430
30. 머나먼 천국 • 444

용어설명 • 459

출간후기 • 462

흥선 대원군은 비록 그런 인물이었다.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서는 중전께서 후사를 잇지 못하고 있는 것조차도 좋은 빌미거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중전은 결코 대원위가 퍼뜨린 소문처럼 그렇게 성품이 간악하거니, 중궁전에서 내침을 당할 만큼 행실이 나쁘거나, 대원위와 맞서서 중궁전을 지켜낼 만큼 노련하고도 성숙한 여인이 못 되었다. 아직은 이십 대 중반도 안 된 앳되고도 가녀린 한 여인에 불과했다. 이제 더 이상은 민승호와 같은 친정 오라비도 없었다. 중전의 울타리가 되어줄 인물은 오로지 주상밖에 없었고, 믿고 의지할 사람은 무녀 애기보살의 모녀뿐이었다.

운보는 정녕 깨닫는 바가 많았다. 사람이란 본시 타고난 팔자소관대로 살아간다고 하였거니와 쇠돌이가 살생을 저질렀다고 하여 운보 자신이 징벌을 가할 수 없듯이 그의 미래에 대해서도 자신이 관여할 수 없다고 하는 사실을 말이다. 그랬기에 초혜와 동인 선사 및 소아에 대한 인연마저 그 모든 인간사가 공허하게만 느껴질 뿐으로서 삶에 대한 의욕마저 상실하는 지경이 되고 말았던 것이었다. 서로가 비록 피를 나눈 형제는 아니었다고 할지라도 어린 시절을 운보가 얼마나 쇠돌이를 믿고 의지하며 마음을 주고 따랐는지를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