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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무대 - 하

큰 무대 - 하

김해권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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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무대 - 하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큰 무대 - 하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2828435
· 쪽수 : 518쪽
· 출판일 : 2024-01-06

책 소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내가 어머니와 함께 버스를 타고 가며 본 바다 풍경을 비롯해 당시의 세상 기억과 음악 이야기를 교직한 언어의 교향곡으로 들려준다. 1951년 전쟁의 상흔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2000년까지 흘러가면서 50년의 세월과 시대를 고스란히 재현하고 있다.

목차

작가의 말

제5부 갈채의 예감 09
제6부 갈채 129
제7부 큰 무대 327

저자소개

김해권 (지은이)    정보 더보기
대구 경북고등학교 졸업. 대구 N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한국작가에 소설 「귀성」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 단편소설 「부스럼 태우기」 「해법」「종로 비둘기」 「재난을 부르는 사회 제도적 장치」(이상 한국작가) 「그 밤의 이야기」 「인간과, 물 문명 오염」(이상 한국문협) 「노들강변과 봄버들」(한국소설가협회) 장편소설 『향수』(2012) 『지난 세기, 엄마가 가르쳐 준 노래』(2015) 『두 번의 탈출』(2019) 『여울물을 건너서』(2020) 『수몰』(2022) 『큰무대』(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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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의사는 기초 자료용 검사로서, 인성검사를 하도록 했다. 검사지는 ‘국제 행동 과학 연구소’에서 제작한 것이었다. 검사 결과 그래프를 판독한 의사가 말했다.
“박형진 환자는 자기 세계를 너무 고집스럽게 신앙하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 사태를 어렵고 복잡하게 만들어 버리지. 때로는 자신의 육체적 병을 알면서도 의사에게 털어놓지 않지.”
의사는 새로운 치료법을 발견하려는 것처럼 형진 학생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그래서 ‘인성 검사’에 대해서 자신의 견해를 간략히 설명하려는 듯이 귀띔을 했다.
“인성 검사는 각 항목이 100~110 점이 극대 만점이야. 각 항목의 점수가 너무 낮아도 나태하고 소극적인 성격이 되지. 그러면 인성 검사 각 항목에서 100~110의 점수가 가장 이상적일까? 아니지. 극대 만점이 여러 항목에서 나오고 있다면 그것은 정신병질이지. 사회에 적극적으로 적응하고 자기 발전성이 높은 정상치는 80~90점이야. 그런데 형진 동문은 각 항목마다 100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그러니까 병적이라는 거지. ‘벌레를 밟아 죽일 수 있다’고 대답해서 ‘내향성’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아. 환자는 적정치인 80점 정도로 되도록 노력해야 되지.”


그들은 약대 계단 강의실을 나왔다. 희영은 강당 쪽으로, 형진은 정문 쪽으로 걸어갔다.
형진에게는 그녀가 연주할 자신의 작품의 흐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귀에는 다른 기악곡이 가득 찼다. 비제의 ‘까르멘 전주곡’ 후반부가 공간을 균열시키며 스산하게 그의 귀를 파고 들어왔다. ‘투우사의 노래’ 주제로 된 전반부가 끝나고, ‘꽃 노래’ 주제를 변형시킨 후반부였다. 음산하고 비장한, 불길한 예감을 안겨다 주는 돌풍과도 같은 선율과 화음이었다. 불협화음과 안어울림 음정의 기미가 엿보였다. 하기야 슈베르트의 ‘마왕’과 다른 여러 가곡의 반주에서도 불협화음의 싹이 엿보였었다.
캠퍼스 안의 많은 나무들. 특히 형진과 희영이 걷던 길을 아취형으로 덮던 나무들이 9월로서는 좀 이르게, 한 차례 바람에 떨며 애잔함을 발산하고 있었다. 가을의 바람소리와, 앞으로는 혼자서 외롭게 타게 될 버스의 클랙슨 소리들도 음이 갈라진 불협화음을 닮게 되겠지.


그 소외라는 것은 타인들만이 가져다주는 것만이 아니었다. 자기 소외라 할까, 학규 자신으로부터 당하는 소외였다. 그것조차 학규의 외부가 형성해 놓은 것이었지만……. 자신으로부터 당하는 소외와 버림받음―그것은 무서웠다. 학규라는 자신은 또 하나의 자신을 만들고 떠나가서 부재하는 것이었다. 지금 본래의 학규 자신은 부재중에 있다. 아니, 영영 없어진 지도 모르겠다. 그의 낯선 그림자만이 발자국 소리를 죽이고 슬며시 사무실로 들어와서 좀 시끄럽게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것이었다.
학규는 오후 한 시경까지 급료 계산을 완료하고 전표를 끊어 급여 지급의 마지막 처리를 마쳤다. 내일이면 대부분의 사원들이 아래층 은행에서 월급을 수령해 갈 것이다. 몇 개월 전만 해도 사원들이 은행에서 급여를 인출해 가지 않고 경리부 직원들이 일일이 현금과 보증수표를 세어서 봉투에 넣어주는 것이었다. 거의 매달마다 그 봉투에 넣어 주기 작업은 한 번만에 완료되지 않았었다. 다 넣을 무렵에는 현금등이 모자라거나 남는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은행에서의 인출 방식은 회사측에서 보면 매우 편리한 방법이었다(요즘처럼 사원 거래은행에 계좌이체는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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