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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93615164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4-07-20
목차
시인의 말
1부
흙손 12
가장 깊은 곳의 초록 14
동백 16
어느 저녁 17
마늘이 18
남애항 20
나이 들면 22
클린 하우스 24
베개 26
목련꽃 27
사랑의 형태 28
투시적 관점 30
버스정류장 32
쉰아홉, 봄 34
2부
소우주 36
금어리 38
중부고속도로 39
그림자 40
명상 42
맹지1 44
맹지2 46
이름 47
삼가리 방앗간 50
산책 52
어떤 말 54
난초 옆에서 56
손 58
바나나 60
3부
목욕탕 64
주말부부 66
소국 68
신중한 사람 70
미안합니다 72
버스 안에서 74
조문 76
가을 모서리 78
경계 80
더덕 82
밤 83
인형 84
4부
항아리 86
발 88
모자 90
불면증 92
그리하여 94
유년의 도서관 96
어떤 관계 98
가능의 세계 100
감기 102
파주에서 103
얼굴 104
겨울 숲 106
모과 108
삽교로 가는 길 110
해설
빛, 속으로 ―송남순 시의 ‘빛’과 ‘색 | 전해수
저자소개
책속에서
투시적 관점
컵 안으로 빛이 가득하다
모서리를 따라 사각의 그림이 걷는 듯하다
바닥으로 흐르던 빛은 며칠 동안 그늘을 만들고
빛이 없는 곳은 소리의 푸른 꽃도 피우지 못했다
너를 바라보고 있는 나는
봄빛을 계절 밖으로 밀어내고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 너
문을 닫고 있는 너의
입안으로 나비가 날아온다면
길 위는 꽃 화석으로 가득하겠다
너의 말은 겨울의 등을 지나는 바람 소리
나는 때로 우리 그림자가 자라났으면 좋겠다
둥근 컵 안으로 어둠이 모여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보다 깊다
동백
봄바람이 나뭇잎 속으로 물결을 이루고 있다
오후의 붉은 빛
투명한 그릇 속으로 그림자를 담아내고
물이 차오른다
어떤 것은 더욱 단단한 결속을 하며
손이 닿은 곳마다
붉은 마음으로 묻어나
지난 계절
흰 눈 속에 묻어둔 비밀
먼 곳에서부터
피가 돈다
가장 깊은 곳의 초록
이를테면
슬픔의 두께를 알 수 없듯
바람이 슬픔을 모두 마르게 하는 시간은 알 수 없다
이 세계의 끝에서 죽음의 문이
수평으로 보이기까지
물음으로 감춰져 있던 색
얇은 막으로 비치는 움직임
시들어가는
저 꽃의 처음 발화점
초록에서 초록까지
처음처럼
무한한 생동감은
이날 음악처럼 움직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