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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야하고 다정한

슬프고 야하고 다정한

슝슝 (지은이)
사는재미연구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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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야하고 다정한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슬프고 야하고 다정한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7075933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20-07-01

책 소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마음에 닿을 사랑에 대한 슬프고 야하고 다정한 이야기들을 시로, 에세이로, 대화로, 소설로 풀어 보았다. 심리상담사의 마음으로 섬세한 언어로 조심스럽게 쓰면서도 사랑의 짜릿한 부분도 솔직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목차

하루가 간다
슬픈 세상에 그대
그대가 처음 앉은 날
명절 연휴, 카페에서
그대는 초능력자 -완전기억능력-
정말
만약에 우리가 헤어졌다면
밤심
얼음땡
헤어진 다음날
그대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어요
그대 떠난 후 저녁 일곱시 사십분
온천가
그대의 개가 될래요
키스 레슨
카톡!
두 번 안녕
사정 후
그대에게 가요
다정한 19
러브 레슨
그 후로 오랫동안
아주 긴 시간 동안
그대와 함께 홀로 쓸쓸히
서론
내가 그대에게 받는 것
너의 아저씨
월간 그대
내 품에서 잠든 그대에게
비 내리는 제주에서
그대 지금 사랑하나요
잘자요 그대
그대 떠나고
우짜모 존노
출근길 좋은 시
악몽
옛사랑의 이름을 잊다
상담 레슨
후유증
별 밤에 술 한 잔
최후 변론
이사 하는 날
당신의 손을 사랑해
그대 안녕한가요
2020년 4월 3일
그대라는 책을 쓰고 있어요
그대와 사랑하고 싶어요
마사지
무조건적 긍정적 우왕
예습복습
믿음에 대하여
연가
무한반복
당신에게만은 한없이
빠졌다
목욕탕 다녀왔어요
잘 먹는 니가 좋아
잘 다녀와요
그대에게 고마워요
Moment
고해
하루가 간다 2
너에게 가는 길 ♪
안녕이라 말했을 때 ♪
여행하듯 라랄라라 ♬
사랑은 야구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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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일지 : 내담자 K의 경우

저자소개

슝슝 (지은이)    정보 더보기
마음껏 자유롭게 날아올라, 슝슝 <슬프고 야하고 다정한(2020)>부터 <나를 껴안는 글쓰기(2021, 공저)>, <가볍고 불량한 비거닝(2021)>, <부디 당신이 사랑을, 사랑을 선택하기를(2024, 공저)>을 쓰고, <하얀 난쟁이는 영원히 소멸(서하나, 2022)>을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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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하루가 간다

손바닥 길게 패인 손금으로
가만히 너의 광대 즈음을 어루만지다가
엄지 손가락 지문의 잔잔한 결들로
너의 작은 입술을 천천히 스치우다가
다섯 손가락의 끝과 다듬은 손톱으로
너의 등허리를 길게 길게 쓸어 내리다가
-손톱은 긴 점선을 남기듯 닿다가 말다가-
너의 어깨 부드러운 곡선 위에
맥박 뛰는 나의 목을 내려놓고 울다가
너의 이마와 코와 가슴과 아랫배와 허벅지에
나를 꼭 맞게 겹치다가
한 쪽 허벅지를 너의 허벅지들 사이에 넣어
너의 다리 무게를 온전히 느끼다가
발바닥 안쪽 움푹 파인 면의 까슬한 굳은살로
너의 둥근 종아리를 간질다가

하루가 간다


슬픈 세상에 그대

슬픈 세상에 그대가 산다는 게 참으로 슬프다가
슬픈 세상에 그대와 산다는 게 참으로 다행이다가
슬픈 세상에 그대 곁에 겨우 나라는 게 참으로 미안하다가
슬픈 세상에 슬퍼하며 살아야 한다면 그대의 슬픔까지 안고 살 수 있기를 기도하며 잠이 듭니다

울고 또 울어 넘쳐흐르는 슬픔 위에 작은 배 하나 떠 있습니다

그 안에 그대와 나와 끝날 듯 이어지는 이야기와 노래와 쓸쓸하고 다정한 세상과


그대가 처음 앉은 날

그대가 제 위에 처음 앉은 날이 기억납니다. 그대의 몸은 그대로 처연하게 아름다웠습니다. 그대는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보이기 싫어 고개를 돌리거나 제 품에 파묻었지요. 한사코 불을 꺼야 한다는 그대와 그대를 하나하나 눈에 담고 싶은 저의 다툼은 그대가 이겼습니다

저는 가만히 기다렸지요. 눈이 어둠에 익숙해져 그대와 그대가 아닌 것들을 나누는 길고 부드러운 선이 드러날 때까지. 그 선은 언젠가 TV에서 본 극지의 오로라처럼 황홀하게 빛났습니다

극지에는 3~4개월 동안 해가 뜨지 않는 끝 없는 밤이 있다고 합니다. 아, 그대와 함께한 그 날의 밤이 그러하였다면 이 글을 쓰고 있는 카페의 큰 창 너머로 첫 눈 옵니다. 하나 하나 헤아리는데 제 뺨에도 몇 송이 내려와 녹아 흐릅니다. 먹어 보니 그대 맛이라 넘기지 못했습니다

그저 머금고 극야를 지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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