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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K832631359
· 쪽수 : 248쪽
책 소개
목차
사랑하는 일/ 김지연
깃발 / 정소연
아미 오브 퀴어 / 정세랑
엘리제를 위하여 / 조우리
가장 큰 행복 / 조해진
숨 / 천희란
나의 아나키스트 여자친구 / 한정현
저자소개
책속에서
“정말 결혼은 안 할 거야?”
가족들은 서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 김지연 <사랑하는 일>
“그래도 평생 혼자 사는 건 너무 외로운 일이야. 마음에 맞는 친구라도 찾아서 같이 살아.”
엄마가 다 이해한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기 때문에 결심이 섰다. (...) 실은 1년 사귄 여자친구가 있다고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가 내 베스트프렌드라고 알고 있는 대학 동기, 사실은 애인이라고. 여건이 되면 걔랑 같이 살겠다고 쉬지 않고 말했다. (...) 그게 벌써 5년 가까이 된다. 다시 그 이야기를 하게 될 일은 없었다. 엄마는 그날의 대화를 기억 속에서 삭제해버린 듯했다. 그 비슷한 언급을 하는 것조차 피했다. 그건 참 이상한 일이었다. 마음에 맞는 동성 친구와 함께 사는 건 권장할 만한 일이고 동성 애인과 함께 사는 것은 부정해야 하는 일인가.
“나는 떠나지 않는 삶을 상상해본 적이 없어.”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없어도 사랑은 계속될 수 있을까? - 깃발 <정소연>
유나가 하정을 처음 보았던 날. 같은 전차로 퇴근한다는 것을 알고 시간을 맞춰 다니며 지켜보았던 날. 둘이 탄 전차가 마침 고장 났던 날. 하정이 그 전차에서 내리지 않았던 날. 유나가 하정에게 용기 내어 말을 걸었던 날. 함께 퇴근을 시작한 날. 함께 처음 차를 마신 날. 하정이 유나에게 가방을 선물한 날. 가방의 유래를 말해준 날. 소중히 가꾼 작은 박물관 같은 온실을 열어 보여주었던 날. 그 모든 날들에 이미, 유나의 이주는 언젠가 반드시 일어날 일이었다. 유나의 세계에서는. 반드시 일어날 일이 아니었던 것은, 사랑에 빠진 것밖에 없었다.
“우리는 그럼 지러 가는 거야?”
이보다 더 퀴어한 SF 전쟁소설이 있을까? - 정세랑 <아미 오브 퀴어>
“드디어 진군이네, 아미 오브 아이에스.”
보람이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상쾌해하자 한빛이 뜨악해했다.
“야, 아이에스는 안 돼.”
“왜?”
“너 현대사도 공부 안 했냐? 이미 선점됐어. 최악의 집단에게.”
“아, 그럼 아미 오브 퀴어?”
“그건 좀 낫지만…… 전부 다 퀴어는 아닐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