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쿰을 쿠다

쿰을 쿠다

작가K (지은이)
  |  
청어람
2012-07-24
  |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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쿰을 쿠다

책 정보

· 제목 : 쿰을 쿠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88925129440
· 쪽수 : 440쪽

책 소개

제1회 황금펜 영상문학상 금상 수상작. '기억세공학교'로 제2회 디지털작가상 우수상을 수상한 작가K의 SF소설로, '쿰'과 현실을 통해 독자들을 혼란에 빠트리며 적절히 재미를 주면서 요소요소에 긴장감 놓치지 않고 잘 이끌어내고 있다.

목차

0 프롤로그
1 기묘한 죽음
2 미궁
3 자라지 않는 아이
4 파충류의 뇌
5 꿈은 이루어진다
6 세상이 나를 다루는 방식이 싫어요
7 시선
8 결투
9 아바타가 죽으면 죽는다
10 꿈의 루프
11 미녀 바이러스
12 의태
13 없는 것을 보는 자들
14 쿰의 보늬
15 프레디 퀸
16 프레디의 무덤
17 아이데카 랩소디
18 이상한 도시
19 꿈과 현실의 경계를 걷는 자
20 고양이 제 꼬리 물기

저자소개

작가K (지은이)    정보 더보기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기억세공학교>로 제2회 디지털작가상 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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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노크소리가 났다.
“들어오세요.”
나는 몸을 일으켰다. 짧게 깎인 머리를 매만지고 있는 동안 병실 문이 열리고 현서가 들어왔다. 그는 내 재활프로그램, 소위 현실적응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정신과 의사다. 그는 피곤함을 달고 사는 사람처럼 눈 밑이 어두웠다. 20대 중반의 나이지만 어두운 표정은 그를 30대로 보이게 했다.
“기분이 어때요, 새매 아가씨?”
그가 물었다.
내가 지을 수 있는 수천 가지 미소들 중에서 친근감을 유도하는 데 적당한 미소를 고른 다음 그 미소에 맞게 입가의 근육을 조절했다.
“아주 좋아요. …… 마침 잘 오셨어요. 여기가 꿈속이라고 말해 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제 꿈속에 들어온 선생님을 환영해요.”
그가 기묘한 눈길로 나를 쳐다보았다. 내 얼굴이 창문이라면 그 창문 너머 어딘가를 쳐다보는 눈길이었다.
“나도 꿈속의 등장인물인가?”
그가 물었다.
나는 3년 전 2월 1에 잠이 들었고, 3년이란 기간을 채우고 1월 30일에 잠에서 깨어났다. 꿈속에 머물렀던 자아가 현실의 나한테 이동해 오면서 나는 장소적, 시간적 박탈감에 시달렸다. 잠든 육체의 오랜 벗이며 조용한 서식지였던 병실 침대에서 나는 3일 동안 시트를 쥐어뜯으며 절규했다. 절규는 발작으로 이어졌다. 발작은 격렬했고, 내 서식지는 파괴되었다. 새로운 서식지로 옮겨지고 나서야 나는 안정을 찾았다.
나는 지난 3년 동안 줄거리가 분명한 꿈을 꾸었다. 꿈은 도중에 한 번도 끊어지지 않고 일관된 배경을 유지했다. 내가 꿈속에서 경험한 시간은 천 년이었다. 꿈을 꾸는 동안 내 생체 시계가 현실의 시간을 333배 늘려 3년을 천 년으로 인식함으로써 현실의 3년을 꿈속의 천 년과 맞바꿨다.
나는 현실에서 천 년을 산 것과 똑같은 감각적 경험으로 꿈속에서 천 년을 살아왔다. 천 년의 경험과 지식이 나를 매개로 현실에서 숨을 쉬었다. 꿈이 현실로 느껴지고 현실이 꿈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3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기가 힘들었다. 천 년의 경험과 기억들이 현실에까지 풀어져 진짜 현실을 뽑아내고, 몰아내고, 희석시키고, 재구성했다. 긴 꿈에서 깨어난 지 며칠이 흐른 뒤에야 3년 전의 기억을 겨우 떠올릴 수 있었다. 그렇지만 기억이 희미했고, 너무나 까마득해서 올바르게 기억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꿈속에서 내가 천 년에 가까운 불사의 삶을 누리고 있는 동안 세상은 몰라보게 변해 있었다.
내가 한 호흡 뜸을 들였다가 말했다.
“어쩌면…….”


은형사는 잠깐 고민했고, 결과를 내지 못하고 고민을 끝까지 밀고 나갔다.
“네 말을 못 믿겠어.”
칼잠은 앉아 있지 않았다면 펄쩍 뛰었을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저 친구를 자세히 보게. 저놈이 어떻게 진짜 나일 수 있지?”
은형사는 칼잠에게 총을 겨눈 채 헤드라이트 불빛에 노출된 또 다른 칼잠을 쳐다보았다. 한쪽 손으로 이마를 가리며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의사가운을 걸친 칼잠은 전혀 칼잠답지 않았다. 불길한 장소에 한 번 담갔다가 꺼내놓은 것처럼 어딘가 모르게 비뚤어진 구석이 있었다.
은형사는 두 명의 칼잠이 있는데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여기선 무슨 일이든 가능하고, 무슨 일이 일어나도 믿을 수 있었다. 주변의 일들이 잔혹 동화 속의 사건들 같았고, 자신은 놀라운 이해와 낙관적인 기대로 움직이는 잔혹 동화 속의 주인공처럼 느껴졌다.
“선배님!”
은형사가 또 다른 칼잠을 향해 소리쳤다.
“나?” 운전석의 칼잠이 말을 걸어왔다. “나는 여기 있네. 저 친구는 자네를 몰라.”
은형사가 눈살을 찌푸렸다.
“닥치고 있어!”
그렇게 으르렁거렸지만 목소리는 날이 무뎌 있었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칼잠이 왼쪽 백미러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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