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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5133478
· 쪽수 : 416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
2.
3.
4.
5.
6.
7.
8.
9.
10.
에필로그.
작가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너, 바디워시 뭐 써?”
“드디어 경찰 부를 타이밍이 왔네요.”
“그냥 물어본 거다.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니까?”
팔을 거두고 몸을 일으키자 긴장한 근육이 풀어지듯 몸이 나른해졌다. 허리를 움직이고 팔을 돌리며 책상에 걸터앉아 야하를 내려다봤다.
“가서 야한 여자한테 물어보세요.”
“야한 여자한테는 자극적인 향수 냄새가 나지, 너한테 나는 냄새는 안 나는데?”
그냥 대답해 주고 말지.
“비누예요. 그냥 비누.”
“무슨 비누?”
“만든 거예요. 예전에 비누 만드는 거 체험해 봤거든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가는 이건을 확인하고 인터넷 창을 열었다. 30분도 되지 않아서 할 게 없어져 이건을 흘끗 쳐다보다 그와 눈이 마주쳤다. 계속해서 자신을 보고 있었다는 듯 팔로 턱을 받치고 엎드려 있던 이건이 몸을 일으켰다.
“엄청 둔하네. 30분을 넘게 쳐다봤는데 이제야 돌아보고.”
“할 일 없어요?”
“아직. 너도 할 게 없나 봐?”
“다른 할 일 없어요? 그냥 앉아 있기 좀 그런데.”
“너는 다른 할 일 없는데. 심심하면 회사 돌아다녀. 잘생긴 애들 많아, 가서 구경해.”
“됐어요.”
“하긴. 잘생긴 남자가 여기도 있는데, 굳이 발 아프게 돌아다닐 필요가 없지. 편히 앉아서 나 구경해.”
이건의 말에 야하가 보란 듯이 시선을 고정했다. 야하가 평소보다 눈을 덜 깜빡이며 뚫어져라 자신을 쳐다보자 정말로 그럴 줄 몰랐는지 이건이 고개를 돌렸다.
“아, 멋있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네. 여자는 열심히 일하는 남자가 섹시해 보인다며?”
이건은 괜히 서류를 뒤적거리다 이따가 있을 오디션 자료도 훑었다. 이건은 계속해서 느껴지는 야하의 시선에 내색하지 않았지만, 종이를 넘기지 못하는 헛손질을 할 정도로 당황스러웠다.
‘이봐, 아가씨. 난 아가씨와 다르게 예민해서 뜨거운 시선이 느껴진단 말이야.’
아무런 사심이 담기지 않은 그냥 쳐다보는 눈빛에 또 한 번 근육이 긴장했다. 매번 여자들에게 받는 시선과는 다른 시선에 몸이 반응을 한다. 손바닥에 땀이 차 티슈를 뽑아들고 손안에 굴렸다. 금세 젖어 손바닥에 붙은 티슈를 책상 아래 휴지통에 간신히 버리고는 다시 종이를 한 장 넘겼다. 야하의 시선을 받고 있는 오른쪽 얼굴 위로 개미가 기어 다니는 듯 간질간질거리자 결국 참지 못하고 손을 올려 얼굴을 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