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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아일랜드소설
· ISBN : 9788926366103
· 쪽수 : 400쪽
책 소개
목차
목차가 없는 도서입니다.
리뷰
책속에서
어쩌면 말콤과의 만남을 패배가 아닌 사건의 종결로 볼 수 있지 않을까. 리스벡에 작은 집을 가질 수 없다면, 바다 위 들판에 있는 매기 고모할머니의 집은 어떨까? 땅은 좁고 뾰족하게 솟은 작은 집은 뼈대만 남았겠지만 그 집은 한나의 것이었다. 아마도, 어쩌면, 그것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한나는 노새처럼 고집이 너무 세. 그게 문제야. 그래서 말이 안 통한다니까.”
메리는 쇼핑백을 허리춤에 들고 머리를 흔들었다. 팻은 동의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팻은 항상 이야기를 잘 들어 주는 친구였다.
“문제는 한나가 모아 둔 돈이 얼마 없다는 거야. 연금도 제대로 안 들었을걸. 당연하겠지! 런던으로 가기 전까지 해 본 유일한 일이 더블린에서 처음에 했던 일이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은퇴할 나이가 되면 여기 리스벡에서 겨우 십 년 정도 일을 한 게 되겠지.”
“물론 이혼하면서 남편에게서 한 푼도 못 받았어. 이게 이해가 돼? 준다고 해도 받지 않았을 거야. 고집 센 노새 같으니라고! 그리고 이제 매기의 집을 고친다고 돈을 쏟아부어?”
한나는 자신이 지나치게 까다롭게 군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자신의 앞에 있는 다리나 켈리 같은 여자들이 매우 거슬리는 것도 사실이었다.
켈리는 휘청거리며 책 더미에 그 책들을 던져 놓고 다리에 매달린 아이를 떼어 놓으려고 몸을 구부렸다.
“아, 몇 권 안 돼요. 어쩌면 없을 수도 있어요. 그냥 오늘이 며칠인지
확인하고는 재빨리 가지고 온 거라서요.”
켈리는 활짝 웃었다.
…
“켈리, 책이 손상되었네요. 새 책으로 바꿔야 하니 우편으로 책값 청구서를 보내겠어요. 행정처리 비용도 포함될 거예요. 받는 즉시 비용을 내주시면 좋겠어요. 아이들 책은 연체료가 없지만 빌렸던 성인 책 중 네 권은 연체료를 받아야 해요. 세 권은 상태가 안 좋군요. 나는 도서관 사서예요, 켈리. 책표지에 묻은 얼룩이나 지저분한 것들을 제거하는 것이 내 일은 아니에요. 공공도서관을 계속 이용하고 싶다면 아이를 잘 가르치고, 책은 좋은 상태로 제때에 반납해 주셔야 할 것 같아요.”
후에 절벽 길을 덜컹거리며 달리다가 그늘진 숲으로 들어서자 한나는 다리나 켈리 같은 여자에게 화를 낸 자신이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 버릇조차 제대로 들이지 않는 부모에게 뭘 더 해 줄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