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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종교/역학 > 기독교(개신교) > 기독교의 이해
· ISBN : 9788928645534
· 쪽수 : 220쪽
책 소개
목차
서문 / 7
들어가며 / 19
자료 출처에 관하여 / 23
1. 생명, 죽음 그리고 이웃 / 29
2. 침묵과 꿀 케이크 / 71
3. 도피 / 111
4. 머무르기 / 151
질의응답 / 183
더 읽어보기 / 216
연표 / 218
리뷰
책속에서
언뜻 보기에 수도원 운동은 어떤 타협도 없이 다른 사람들의 개입, 그리고 이들과 엮임으로써 수반되는 삶 전체를 차단하고 거부하는 운동처럼 보입니다. 나중에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만, 사막 수도 전통의 글들을 유심히 살피다 보면 공통으로 발견되는 표현이 있습니다. 바로 다른 이들에게서 “도피한다”는 표현입니다. 수도원 운동은 그리스도교인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는데 교회는 점점 더 부패하고 세속화되는 당대 상황에 대한 우려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공동체를 일군 초기 수도사들과 수녀들은 당시 교회가 진실로 무엇에 관한 곳인지, 무엇이 되어야 할 곳인지가 ‘일상’에서 충분히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들은 교회가 진실로 어떠한 곳인지, 또한 어떠한 곳이 되어야 하는지 알고자 했습니다. 달리 말하면 어떠한 인간성을 지녀야, 어떠한 인간이 되어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과 교감을 나누게 되는지를 알고자 했던 것입니다.
사막 공동체의 이야기와 말은 교회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과거에도, 그리고 지금도 교회의 소명은 두려움에서 벗어
난 공동체가 되는 것이며 사막 공동체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어떠한 몸과 마음의 습관을 익혀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그 습관이란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가운데 끊임없이 하느님을 향해 정직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 자신을 향해 뜻하시는 바를 온전히 깨달을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자신이 진실로 어떠한 존재인지를 깨달아 자기 자신과 타인에게 적절한 관심을 기울일 수 있게 됩니다. 사막 전통에서 나온 글들을 읽으며 단순히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이 베풀어야 할 관대함이나 친절함에 관한 이야기, 말로 여긴다면 이는 글을 완전히 잘못 읽은 것입니다.
우리는 사막 전통의 지혜를 얕게 현대화시켜 적용하려는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합니다. 금욕적인 삶을 살면 자기
자신을 잘 알게 될 것이라는 말은 꽤나 그럴듯하게 들립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발견self-discovering, 혹은 자기표현self-expression이라는 관념에 깊게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에게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은 수백 권의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 그래서 자기를 좀 더 다른 사람들 앞에 잘 드러낼 수 있게 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막 수도사들과 수녀들에게 진리를 향한 여정, 자신에 관한 진실을 발견하는 일은 두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우리 자신에 관한 진실과 마주하지 않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전략을 고안해 내는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