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1210
· 쪽수 : 448쪽
책 소개
목차
이야기 하나 - 금강
이야기 둘 - 달천과 아라, 그리고 무치
이야기 셋 - 우설의 딸과 사위, 옥진과 승원
이야기 넷 - 나의 남자
작가 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 이전에도 이후에도 그대뿐이라고 분명히 말했거늘. 그대가 이리도 의심이 많은 줄은 내 미처 몰랐소.”
을영은 숨을 몰아쉬느라 가슴을 들썩이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눈이 어두웠다.
“불안하여 그러합니다.”
“불안?”
“전하를 너무나 연모해서, 그래서 불안하여 그럽니다. 전하가 믿음직한 분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전하를 연모하는 소첩의 마음이 자꾸만 의심하게 합니다. 전하를 못 믿게 합니다.”
“궁주.”
그가 약간 쉰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나도 불안하오. 그대를 너무나 연모해서 내가 멀리 있는 동안 빼앗기고 말까 봐 불안해 견딜 수가 없소.”
“전하.”
그녀의 눈가에 물기가 맺혔다.
“그대밖에 보이질 않아. 온통 그대뿐이야. 그대가 내게 술법이라도 건 게지. 그러지 않고서야 이럴 순 없는 게지.”
그녀는 미칠 듯이 기뻐졌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 그녀는 그의 목에 매달렸다.
“소첩을 안아 주셔요. 이 밤이 새도록 안고 또 안아 주셔요. 이 마음속에 전하에 대한 의심 따위 다시는 스미지 못하게 안아 주셔요.”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가 그녀의 허리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곧 그의 입술이 내려왔다. 그녀는 그에게 힘껏 매달렸다.
“이러면 안…….”
그가 잠시 입술을 떼고 무언가 말하려 하자 그녀가 입으로 그의 말을 막았다.
“늘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언제나 소첩에게 지셨지요.”
그의 눈이 깊어졌다.
“요녀, 그대는 요녀요.”
을영은 방긋 웃었다. 그것이 모욕을 줄 때 쓰는 말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가 어떤 마음으로 한 말인지 알 것 같아서였다.
“전하께는 기꺼이 요녀가 되겠습니다.”
그는 웃지 않았다. 그의 얼굴이 잔뜩 굳어 있었지만 을영은 그가 화난 것은 아님을 알고 있었다. 그는 몰려 있었고, 또 인내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