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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29822712
· 쪽수 : 464쪽
책 소개
목차
1. 하늘 끝[天涯]
2. 우연한 만남[萍水的相逢]
3. 한밤중의 항해[深夜的航行] - 재회[重逢] -
4. 안녕, 말라카[再见, 马六甲] - 다시 이별[再次分手] -
5. 호텔 캄쿤[金冠酒店] - 인연을 따라서[随缘] -
6.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不知不觉]
7. 엘레나[埃列娜]
8. 너를 위해[为你]
9. 해바라기 사랑[向日葵?心]
10. 세밑[腊尾岁尽]
11. 아침 햇살 아래 그리움[晨光下的恋情]
12. 꿈의 배회[梦的徘徊]
13. 나는 매 순간 너를 갈망한다[我渴望每一刻你]
14. 한 걸음씩, 그렇게 내게로[那么一步步向我走来]
15. 이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리지 않니[听着无法平静的心跳]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하루에 세 번이나 체온을 나누다니, 확실히 보통 인연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다른 의도 없으니 안심하라고 말한 지 1분도 안 지났는데 그새 또 수작이다.
“수작 부릴 거면 놓아주시죠.”
“그러기엔 상황이 너무 극단적이죠. 수틀리면 당신이 언제 내 가슴에 토할 줄 알고 딴마음을 품겠습니까?”
남자의 가슴에 파묻혀 있다시피 해서 얼굴을 볼 순 없지만, 그의 목소리에서 웃음기가 묻어났다. 다른 의도는 없을지 몰라도 이 상황을 은근히 즐기고 있는 게 분명했다.
“괜찮을 거라 장담하더니 이제 와서 내가 토할까 봐 겁이 난다고요?”
“겁난다고는 안 했습니다. 마카오에 도착해서 배에서 내릴 때까지 당신은 이 상태 그대로 깨끗할 테니 내 말을 믿어 봐요.”
믿기는 개뿔. 차라리 지나가는 똥개를 믿지, 남자는 안 믿는다.
“머리가 안정되니 속이 한결 편안해지지 않았나요? 내 말이 맞지요?”
맞긴 개가 몽둥이에 맞냐? 속으로는 불퉁거리면서도 지은은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남자 말대로 진짜 멀미 증세가 가라앉아 있었다. 뿐만 아니라 파도를 탈 때마다 불길하게 서늘해지던 가슴도 많이 진정이 되었다. 대신 엇박자로 불규칙하게 뛰는 심장박동은 어찌해야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그나저나 계속 이러고 가려는 건 아니겠지? 어정쩡한 자세로 머리만 남자의 품에 들이밀고 있는 지은도 불편했지만, 그녀의 머리통을 꽉 붙잡은 채 가는 것도 남자한텐 고역일 것이다. 아마 도착도 하기 전에 팔에 마비가 올 텐데…….
대체 언제 잠든 거래? 이놈의 전혀 예민하지 않은 몸뚱이. 어디든 머리만 닿으면 잠드는 버릇, 언제쯤이면 고쳐질까. 그나마 다행인 건 깨었을 때 그녀의 머리가 남자의 품이 아닌 좌석 시트에 얌전히 기대어 있었다는 것이다.
바람둥이인 줄 알았는데 매너는 있네. 무방비 상태로 잠들었는데도 허튼짓하지 않고 순순히 놓아준 걸 보면.
사람들이 거의 다 빠져나갔는데도 그때까지 일어설 생각을 않고 그녀가 눈 뜨길 기다리고 있던 그가 지은과 눈이 마주치자 미소를 지었다. 지은은 잽싸게 시선을 피하며 분주하게 가방을 챙겼다.
“다시 만날 땐 스쳐 지날 인연이 아니기를.”
의미 없이 부산을 떨던 지은의 동작이 멈추었다. 그는 여운이 남는 나른한 미소를 남기고는 먼저 자리를 떠났다.